洪 “김부겸이가 사조직 담당하지 않나”孫 “대표가 됐으면 대표다운 얘기를 하라”
  • ▲ 신임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8일 오후 국회 민주당 대표실을 예방해 손학규 대표와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 신임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8일 오후 국회 민주당 대표실을 예방해 손학규 대표와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8일 취임 인사차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계파 문제를 거론하다가 손 대표에게 호된 질책을 받는 '황당한' 상황을 맞았다.

    이날 오후 국회 민주당 대표실을 찾은 홍 대표는 손 대표와 두 차례 포옹하며 반가움을 표시한 데 이어 “형님, 내가 당 대표가 됐다니 이상하지 않느냐”고 말문을 꺼냈다.

    홍 대표와 손 대표는 지난 1999년 각각 의원직 상실과 경기도지사 낙선 이후 미국 워싱턴에서 함께 생활하며 각별한 친분을 맺었다. 홍 대표는 사석에서 손 대표를 ‘형님’으로 불러온 터였다.

    손 대표는 “아주 큰 차로 이겼다는 (선출) 소식을 중국에서 듣고 좋았다”라며 아낌없이 축하했다.

    이어 손 대표가 “대통령 선거에 안나가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홍 대표가 “형님이 나가는데 내가 나갈 수 있느냐”고 답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문제는 홍 대표의 ‘계파’ 발언이었다.

    홍 대표가 손 대표에게 “민주당은 계파가 없죠? 아... 김부겸 조정식 김동철 의원이 (손학규) 계파인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나라당 당직자들 240여명 중에는 홍준표 계파는 딱 네 명 밖에 없다”고 말을 이었다.

    “계파활동을 하면 공천을 안 주겠다”는 발언을 두고 반발하는 당내 세력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손 대표는 “대표가 되었으니까 (측근) 네 사람을 다 버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홍 대표는 앞자리에 배석해 있던 민주당 주요 당직자들을 가리키며 “자기는 다 있으면서 나보고 그렇게...”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손 대표의 얼굴이 일순간 굳어졌다. 다소 불편한 표정이다.

  • ▲ 신임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8일 오후 국회 민주당 대표실을 예방해 손학규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신임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8일 오후 국회 민주당 대표실을 예방해 손학규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즉답을 피한 손 대표는 목소리를 낮추며 “민주당에는 그런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언론도 많은데 왜 불편한 얘기를 여기서 꺼내는 것이냐는 눈치다.

    하지만 홍 대표는 “왜 없나. 이번에 보니까 김부겸이가 사조직을 담당하지 않았는가”라고 맞받았다.
     
    이에 손 대표는 “왜 그러나. 김부겸이도 거물이다”라고 대꾸했다. 자리에 배석한 한 민주당 당직자는 “김부겸 의원은 당 대표 될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홍 대표는 “다음 대표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하지 않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듯 손 대표는 “홍 대표, 대표가 돼서 왔으면 대표스러운 얘기를 해야지”라고 일침을 놨다.

    불편한 심기를 가감없이 드러내는 모습이었다.

    홍 대표는 민주당 예방에 이어 자유선진당 변웅전, 국민중심연합 심대평 대표를 차례로 찾았다.

    홍 대표는 변 대표에게 8월 국회에서의 현안 처리를 위한 자유선진당의 중재역할을 요청했고, 변 대표는 “원내 교섭단체를 15석 정도로 하면 (국회가) 훨씬 부드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홍 대표는 심 대표에게 “선배는 당을 같이할 수도 있지 않나. 대통령도 몇 차례 (심 대표를) 총리로 모시려 했는데 그게 안돼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에 심 대표는 “만난 첫날부터 무슨 그런.. 충청 민심을 많이 배려해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