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영화·드라마 보다가 적발된 경우 많아
    기강 무너져… 포르노 제작 장교 처형되기도
    북한군 장교와 사병들이 군부대 내에서 한국 영화와 TV 드라마를 시청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최근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류(韓流) 영화와 드라마가 북한 군대의 내무반을 점령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 왕래가 잦은 베이징의 한 대북 소식통은 4일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에 걸쳐 북한군 내에서 한국 영화와 TV 시청 사례가 잇달아 발생해 북한 군부가 전군(全軍)을 대상으로 제국주의 문화 침투 방지를 위한 대대적인 사상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북·중 국경지대에서는 한 장교가 북한산 포르노를 제작해 중국으로 내다 팔다 적발되는 등 북한 군의 기강과 규율이 급속히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장교가 포르노물 직접 제작

    북한군은 이번 사상 교육에서 대표적인 문제 사례로 군부대 내의 한국 영화·드라마 시청을 제시했다고 한다. 한 북한군 장교는 집에서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시청하다 이를 녹화해 같은 부대 병사들이 막사 내에서 돌려보도록 했다가 북한군 당국에 체포됐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또 휴전선에 가까운 한 일선 부대에서는 장교와 사병들이 집단으로 한국 TV를 시청하고 소형 라디오로 대북 방송을 듣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대북 방송을 듣고 한국의 대북정책과 민주주의 선거 등을 동료들에게 설명했다가 체포된 장교도 있었다고 한다.

    군 장교가 북한 여성을 동원해 직접 포르노를 제작했다가 적발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동북지역의 한 대북 소식통은 "북·중 국경지대에 근무하는 한 장교가 서방 포르노물을 보고 20~30대 북한 여성을 모집해 직접 포르노를 제작해 중국 쪽에 내다 팔았다가 적발됐다고 한다"면서 "이 장교는 '혁명의 준엄한 심판(처형)'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 지도부 내 대책회의에서 "제국주의자들의 사상문화적 침투를 짓뭉개기 위해 강한 투쟁을 벌였는데 별다른 성과 없이 군대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언급까지 있었다는 증언도 나온다.

    화폐 개혁 이후 경제난이 주요인

    북한군의 군기문란 현상은 2009년 말 화폐 개혁 이후 경제난이 주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화폐 개혁이 실패로 돌아간 이후 민간으로부터 식량 공출이 어려워지면서 북한 군부대 내 식량난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베이징의 한 중국측 북한 전문가는 "북한이 지난해 당대표자대회를 거치며 선군(先軍)정치에서 당 중심으로 권력구조를 전환하면서 군의 자원 배분권이 약해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