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보잉사-인천공항공사 공동 투자..내년 인천 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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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항공사의 조종사를 위한 모의비행훈련 시설이 내년 말 인천공항에 들어서 저가항공사의 열악한 조종사 훈련 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지난 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저가항공사를 위한 모의비행훈련센터가 공공과 민간의 공동 투자로 설립돼 내년 말 문을 연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그동안 모의비행훈련센터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추진 의지를 드러내왔지만 구체적인 진척 상황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 장관은 인터뷰에서 "저가항공사는 국내 훈련장이 없어 해외에서만 비행 훈련에 연간 24억원을 쓰는 실정"이라며 "국가에서 지원한다면 훨씬 경제적인 가격에 충실한 교육이 가능해져 저가항공사의 안전성도 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259명에 달하는 저가항공사의 조종사들은 국내에 비행훈련시설이 없어 불가피하게 싱가포르, 중국 주하이 등 해외에서 비행 훈련을 해야 해 시간과 비용 부담이 큰 형편이다.
진에어와 에어부산 조종사들은 모회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국내 훈련장에서 함께 훈련을 받을 수 있어 사정이 낫지만,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등 나머지 저가항공사들은 비행훈련에 필수적인 모의비행장치(SIM)의 대당 가격이 150억원에 달해 독립적인 훈련장 설립은 엄두를 내지 못했다.
모의비행훈련센터는 인천공항공사가 약 75억원을 들여 부지와 건물을 제공하고, 보잉사가 150억원 상당의 훈련장치를 도입해 운영을 맡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고 권 장관은 소개했다.
시뮬레이터 비행 훈련에 전문성을 가진 보잉사가 인천공항공사로부터 센터를 임대해 교육과 마케팅을 전담하고,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해양부는 이와 관련해 지난달 23일 국토부와 인천공항공사, 보잉사 관계자가 만나 투자계획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국토부는 인천공항공사와 보잉이 오는 11월 센터 임대료와 운영 계획에 관한 계약을 정식으로 체결하면 모의비행훈련센터는 연내 착공을 거쳐 내년 말 개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모의비행훈련센터가 완공되면 저가항공사의 훈련 비용이 절감돼 궁극적으로 운임이 더욱 인하될 뿐 아니라 고용창출 효과도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저가항공사들은 이같은 계획을 크게 반기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그동안 해외 훈련시 체재비만 해도 한 해 수 천 만원이 들었는데 국내에 훈련장이 생기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어 항공사 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권도엽 국토부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저가항공사는 국내 노선 점유율이 출범 첫해인 2005년 0.1%에서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40%를 넘어설 만큼 급성장했지만 여전히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며 저가항공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배려가 당분간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