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 "北변화없는 한 교착지속..中.美 마땅한 해법없어" "핵포기 출구 안보이지만 실용적 목표로 외교적 노력해야"
  • 북한은 `협상수단'으로서가 아니라 체제유지수단으로 핵무기를 추구하고 있고, 북한과 가깝지만 북한 체제불안정을 두려워하는 중국은 뾰족한 북핵해법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북핵문제는 장기화될 수 밖에 없다고 미국의 북한문제 전문가가 진단했다.

    특히 미국도 과거와 같은 방식의 협상오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에서 단기적인 외교적 성공보다는 미국의 직접적 이해가 저해되지 않는 선에서 북핵문제를 관리하는 `전략적 인내' 정책을 견지하며 북한 지도부의 변화를 기다리는 입장이라는 점도 북핵교착 상태가 장기화하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의 조너선 폴락 선임연구원은 17일 '출구 없는 북한, 핵무기, 국제안보'(No Exit : North Korea, Nuclear Weapons and International Security) 신간 출간 기념 토론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폴락 연구원은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열린 이 토론회에서 "김정일 위원장은 중앙통제식 또는 군이 지배하는 경제방식에서 벗어난 경제운용은 체제를 위협한다는 판단을 내렸으며, 핵무기 역량이 거대강국을 비롯한 외부세계의 압력과 한국에 대한 실질적인 정치, 경제, 심리적 우위를 제공한다고 믿고 있다"고 주장했다.

    폴락 연구원은 "이따금씩 북한이 핵무기 역량을 외부의 경제적 원조와 맞바꿀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오기도 하지만 그리 진지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북한은 위험을 감수하는 전략을 택했고, 핵역량이 더 나은 방어력을 제공해준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은 핵무기 보유 국가로 인정받는 것을 전제하지 않는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구상하고 있지 않으며, 이는 미국으로서는 수용할 수 없는 것"이라며 "북핵문제의 교착이 계속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여기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폴락 연구원은 "미국은 북한의 미래 지도자가 궁극적으로 핵무기 포기 필요성을 인정하기를 바라는 희망으로 전략적 인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전략적 인내 정책은 북한 지도부의 전략적 결단의 변화를 기다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입장과 관련, 폴락 연구원은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보다도 더 파국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체제 불안정을 막는데 이해를 지니고 있다며 "다른 국가들에 비해 더 뾰족한 북학 핵문제 해법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중국은 무한정 시간을 벌겠다는 태세로 보인다"고 말했다.

    6자회담 재개를 촉구하는 중국의 태도에 대해 폴락 연구원은 "6자회담이라는 다자 외교에 대한 중국의 정치적, 심리적 투자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6자회담이라는 절차에 대한 주장이지 실질적 내용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덩샤오핑 시대부터 후진타오 주석에 이르기까지 중국은 북한을 향해 지속적으로 국제사회와의 우호관계 구축, 비핵화를 권유해왔지만 "수십년에 걸친 중국의 노력과 보상은 별다른 결실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폴락 연구원은 "중국은 북한이 1970년대 후반 중국의 정책결정과 같은 내부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믿고 북한의 무역, 투자를 증진시키려 노력하고 있다"며 "중국은 이러한 정책을 포스트 김정일 시대 북한 내부 이행을 위한 투자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핵보유에 대한 중국의 입장과 관련, "중국은 북한의 핵보유를 수용하지 않으려 하지만, 보다 확고한 방식의 중국의 대북정책 변화가 북한의 예기치못한 반응을 초래할까 우려하기 때문에 북한의 핵추구활동을 묵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폴락 연구원은 북핵문제에 대한 `출구'가 제대로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북한 비핵화 외교노력은 계속 추진돼야 한다며 "궁극적인 목표는 북한의 핵포기이지만, 보다 실용적인 목표는 북한의 현재 보유 무기를 제어하고 핵무기 기술, 물질의 이전을 막는 '위기 최소화'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다른 미래는 북한체제의 생존과 번영이 지속적인 핵무기 보유에 의존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다른 지도자, 다른 체제의 탄생을 전제로 한다"며 "미국을 비롯, 국제사회는 그 시점까지 북한체제가 동북아와 세계 평화.안보에 더 큰 해를 입히지 않도록 하는데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