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베트남전 정책 결정과정을 담은 비밀 문서인 이른바 '펜타곤 페이퍼'가 유출돼 보도되면서 엄청난 파장을 일으킨지 40년 만에 전면 공개된다.

    7천쪽 분량의 이 문서는 당시 닉슨 행정부를 뒤흔들었을 뿐 아니라 공개.보도 여부의 합법성 여부를 둘러싸고 대법원 까지 가는 법정 투쟁이 이어지면서 미국의 언론 자유를 크게 신장시키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미국 국립문서보관소와 대통령 도서관들은 그 시대의 위키리크스 폭로였다고 할 수 있는 이 문서를 13일(현지시간) 전문 공개한다.

    이번 공개는 뉴욕타임스가 이 문서 내용을 연속적으로 보도하기 시작했던 1971년 6월13일의 40주년을 맞아 이뤄진다.

    이 문서의 중요한 부분을 망라해 대부분 빼돌려 폭로했던 당사자인 대니얼 엘즈버그는 이번에 전체 문서가 공개돼도 새로운 내용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서의 전문 공개는 전체 문서가 결국 공개되고 온라인으로 볼 수 있게 돼 지금 세대들도 문서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됐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펜타곤 페이퍼는 존슨 행정부 말기에 국방부와 민간 외교전문가들이 참여해 작성된 것으로 베트남전 정책 결정과 수행 과정에서 행정부가 의회와 국민들을 오도해 간 과정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당시 이 문서 작성 팀의 일원으로 매일 밤을 새워가며 문서를 비밀리에 복사해 빼돌렸던 엘즈버그는 닉슨대통령이 아니었다면 파장이 그렇게 크지 않았을 것이라고 여전히 확신하고있다.

    닉슨이 문서 내용 보도를 하급심 명령을 통해 일시 중단시키고 빼돌린 범인을 찾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법석을 떨며 언론이 이 문제를 장기간 대대적으로 보도하게 만들지 않았다면 "전체 문서를 다 읽었을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비밀 해제된 펜타곤 페이퍼 전문에는 여태껏 발간된 문서로는 가장 광범위한 1971년 마이크 그래블 상원의원 발간 판에 빠져있던 2천384쪽이 들어있다.

    그러나 이들 중 일부는 1971년 하원 군사위원회 보고서에 일부가 들어있기도 하다.

    엘즈버그가 북베트남과의 평화협상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공개하지 않았던 협상 관련 부분도 이후 비밀이 해제돼 공개된 바 있다.(워싱턴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