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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北風엔 逆風으로
김정일은 이명박 대통령을 작심하고 모욕하기로 한 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을 레임덕으로 치고 그를 대화상대방으로 삼지 않겠다는 것을 공공연히 드러낸 셈이다. 당국자 사이의 내밀한 물밑접촉 내용을 지극히 악의적으로 각색해서 공표한다는 것은 "그만 두겠다"는 뜻이다.
김정일의 이런 작태는 이명박 대통령이 대표하는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모욕이다. 우리 내부에서는 대통령을 비판하려면 할 수 있지만, 김정일이 그런 식으로 대한민국 대통령을 함부로 대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이것 하나만 봐도 김정일 집단의 본색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다. 그들에게는 진정성이란 없다는 게 바로 그것이다. 그들은 울타리 밖은 예의를 지키지 않아도 좋은 절대악 취급을 한다. 유사종교 집단 특유의 사고방식과 세계관이 그렇다. 세상을 진리와 반(反)진리로 나누고, 자기들이 진리를 독점적으로 대표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진리 아닌 것에 대해서는 그 어떤 무례와 오만과 멸시로 대해도 그것은 악덕 아닌 도덕이라는 식이다.
그러니 그런 유사종교집단과 접하면서 산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 족히 짐작하고도 남을 일이다. 전혀 말이 안 통하는 집단과 대화를 하고 협상을 추구한다는 것 자체가 실은 안 되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다. 오직 한 가지 대처방법이 있을 뿐이다. 이쪽이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점하는 것이다. 그것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며칠 전에도 한 야당 의원이 사석에서 주장하는 것이었다. “어떻든 대화하고 협상해야 할 것 아니냐?”고. 교과서적인 말이라고 대답해 주었다. 대화를 우리가 하기 싫어서 안 되는 줄 아느냐고. 대화다운 대화가 안 되는 것은 이명박 탓 아닌 김정일 탓이라고.
힘의 우위를 점해야 하는데, 김정일은 핵을 가졌다. 우리는 핵이 없다. 김정일은 비대칭 전력에서 우리를 능가하고 있다. 우리가 경제에서 저들을 능가하고 있다고는 하나, 우리는 잃을 게 많고 저들은 잃을 게 없다는 점이 오히려 우리의 취약점이기도 하다.
김정일은 이미 한국의 대선(大選) 국면에 뛰어들었다. ‘이명박 시대’를 제치고 차기 대통령-모쪼록 좌파 쪽 대통령이 들어서는 것을 바라면서 남한 선거판을 자기들한테 유리하게 활용해 보기로 한 것이다.
김정일의 이런 행태는 대한민국 국민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이 얼마나 역동적인지 저들은 모른다. 저들이 오버 할 때마다 대한민국 국민은 역풍을 일으켰다. 김정일이 일으키는 북풍은 역효과를 내곤 했다.
김정일의 이런 비열한 공세에 직면해서는 대한민국 편에 선 사람들이라면 국민적 단합으로 맞대응해야 한다. 김정일의 흔들기가 우리 내부에 먹히게 해서는 곤란하다.
정부도 표면과는 달리 김정일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무엇을 건지려는 섣부른 유혹에 빠졌던 게 사실이라면 그 허망함을 이제 절감했을 것이다.
류근일 /본사고문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