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샹웨이 "中 공산당, 진지하고 심도있는 탐구 중 "
  • 중국 공산당 창당 90주년(7월 1일)과 중국 공산당 제18차 당 대회(2012년 가을)를 앞두고 당내에서 강ㆍ온파간에 노선투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문제 전문가인 왕샹웨이(王向偉)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 중국어판 편집장은 30일 칼럼을 통해 최근 중국 공산당 내부에서 당의 미래 방향과 과거 역사를 놓고 강.온파간의 이견을 감지할 수 있는 여러가지 징후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보수파'와 `온건파'로 분류되는 중국 공산당내 양대 세력은 인민일보(人民日報) 등 관영 매체에서는 노선문제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인터넷 토론방이나 블로그 등에서 공개적인 토론을 벌이면서 가시돋친 설전을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왕 편집장은 관측했다.

    중국 공산당의 향후 노선을 둘러싼 강.온파간의 논쟁은 빈부격차, 민족갈등 등 극심한 내부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에서 몽골족들의 대규모 항의시위가 발생하고 장시(江西)성 푸저우(撫州)시의 정부 청사 주변에서 자폭사건이 일어나는 등 불공정, 불평등에 맞서는 대규모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왕 편집장은 중국의 정치가 워낙 베일에 가려져 있어 실상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지만 중국 공산당이 창당 90주년과 내년 가을로 예정된 제 18차 당 대회를 앞두고 당을 새로운 모습으로 정비하고 세계 제 2위로 부상한 경제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진지하고 심도 있는 탐구'를 진행 중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공산당은 내년 가을에 열리는 제18차 당 대회에서 마오쩌둥(毛澤東)→덩샤오핑(鄧小平)→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을 잇는 제5세대 지도자와 지도부를 선출하게 된다.

    그러면서 왕 편집장은 중국 공산당 지도부 가운데 한 명인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잇따라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발언을 내놓는 것 자체가 중국 공산당 내에 온건파 내지는 `자유파'가 존재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원 총리는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중동 및 북아프리카발 재스민 혁명' 여파로 올해 2월부터 반체제 및 인권운동가들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을 가하는 상황에서도 정치개혁 발언을 멈추지 않고 있다.

    원 총리는 지난 4월 28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방문 때에 이어 지난 5월 3일 청년들과의 대화에서도 거듭 정치개혁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앞서 원 총리는 선전경제특구 성립 30주년을 맞아 지난해 8월 20∼21일 선전을 방문한 자리에서 "경제체제 개혁뿐 아니라 정치체제 개혁도 추진돼야 한다. 정치체제 개혁이 보장되지 않으면 경제개혁 성과를 다시 상실할 수 있으며 현대화 건설목표도 실현되기 어렵다"고 말해 정치개혁 논란을 촉발했다.

    이처럼 원 총리가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비롯한 보수파가 지배하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 내부에서 소수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이유는 과거 마오쩌둥(毛澤東), 덩샤오핑(鄧小平) 시대와는 달리 중국 공산당 내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력을 행사하는 인물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과도 관련이 있다고 왕 편집장은 지적했다.

    왕 편집장은 또 전 세계 모든 나라의 정당과 마찬가지로 공산당 내에서도 항상 좌파와 우파 내지는 강경파와 온건파가 존재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현재 중국 공산당 내부에서도 향후 진로를 놓고 이견이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인터넷 토론방과 블로그의 발달이 공산당 내 강.온파의 존재를 세상 밖으로 드러내는데 도움을 줬다고 왕 편집장은 지적했다.

    그러나 원 총리의 정치개혁 발언으로 중국 공산당이 심각한 곤란에 직면해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왕 편집장은 주장했다.

    중국 공산당 내 강경파건 온건파건 공산당이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해야 한다는데는 아무런 이견이 없다는 게 왕 편집장의 지적이다.

    원 총리의 정치개혁 발언은 정치개혁이 공산당의 권력 유지를 위해 필수불가결하다는 온건파의 견해를 대변하고 있다고 왕 편집장은 덧붙였다.

    그는 "강경파건 온건파건 당의 통제를 어떻게 성취할 것인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지만 당의 지배의 중요성에 대해선 의견이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