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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저축은행 그룹 등 저축은행 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김홍일 검사장)는 27일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에 관여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으로 2대 주주인 박형선(59) 해동건설 회장을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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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김환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박 씨에 대해 영장실질심사(구속전 피의자심문)를 진행한 뒤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씨는 부산저축은행 그룹이 경기 시흥의 영각사 납골당 사업(불법대출 1,000억 원), 전남 신안군 개발사업(불법대출 3,000억 원)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씨는 박연호(61.구속기소) 회장, 김양(59.구속기소) 부회장 등 부산저축은행그룹 '몸통 4인방'과 광주일고 동문 사이다. 2010년 말 기준으로 부산저축은행 지분 9.11%를 소유해 2대 주주다. 박 씨는 광주일고를 졸업한 뒤 전남대에 다니던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체포됐다. 1심에서 징역 12년, 2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으나. 10개월여 만에 출소했다.
'민청학련' 사건으로 함께 징역에 처해졌던 이해찬 前국무총리, 유인태 前정무수석, 이강철 前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 정찬용 前대통령 비서실 인사수석비서관,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등 노무현 정권에서 권력의 핵심 멤버로 활약한 인사들과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씨는 '민청학련' 외에 5.18, 들불야학 사건과도 관계가 깊다. 그의 매제가 5.18당시 숨진 윤상원 씨다. 박 씨의 친동생은 '들불야학 사건' 당시 숨진 박기순 씨다. 윤상원씨와 박기순씨는 82년 영혼 결혼식을 했고, 그 결혼식을 위한 진혹곡으로 만들어진 논래가 '임을 위한 행진곡'이다.
박 씨가 운영하던 건설사가 지난 10년 사이 급격히 성장한 것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박씨는 박연호 회장이 2003년 당시 코스닥에 등록돼 있던 부산저축은행 주가를 조작한 사실이 금감원에 적발돼 차명으로 갖고 있던 자사주 98만주를 급히 하려 할 때 장외시장에서 이를 130억 원에 사들이면서 부산저축은행 대주주로 편입됐다.
당시 박 회장은 박씨가 주식을 합당한 가격으로 신속하게 매수해준 것에 대한 사례비 명목으로 44억5,000만 원을 지급하는 이면계약을 맺었고, 이 사례금도 불법 대출한 것으로 검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한편 검찰은 박 씨가 부산저축은행 그룹의 정관계 로비스트이자 대출 브로커 활동을 한 윤여성(56.구속) 씨와 다른 루트를 통해 로비를 벌인 정황을 다수 포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검찰은 박씨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부산저축은행 그룹의 정관계 전방위 로비 의혹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검찰은 호남 출신 인맥들 사이에 '마당발'로 알려진 박 씨가 참여정부 시절 고위급 인사뿐만 아니라 현 정부 고위급 인사들과도 일정 관계를 유지했던 점에 무게를 두고, 그가 부산저축은행 그룹의 정관계 로비스트로 활동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박 씨 주변에서는 그가 종합건설사업을 하면서 인맥을 넓힌 것으로 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