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이송 완료…"빠르면 이달 말 공개"
  • ▲ (서울=연합뉴스) 21일 한국에 도착하는 시베리아 호랑이 한 쌍 가운데 모스크바에서 남동쪽으로 약 600km 떨어진 '펜자' 동물원에서 생활하던 암호랑이. 2011.5.20ⓒ
    ▲ (서울=연합뉴스) 21일 한국에 도착하는 시베리아 호랑이 한 쌍 가운데 모스크바에서 남동쪽으로 약 600km 떨어진 '펜자' 동물원에서 생활하던 암호랑이. 2011.5.20ⓒ
    한국에서 멸종위기 동물로 지정된 시베리아산 아무르 호랑이(일명 백두산 호랑이) 한 쌍이 러시아를 떠나 21일 서울에 새집을 마련했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러시아에서 온 시베리아산 호랑이 한 쌍을 서울동물원으로 이송하는 절차를 오늘 오전 11시에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암컷은 다소 의기소침했고 수컷은 으르렁거리는 등 경계하는 빛이 역력했지만 큰 문제 없이 동물원 내 검역 공간에서 첫날밤을 맞게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19일부터 시작된 백두산 호랑이 수송 작업은 군 작전처럼 신속·정확하게 진행됐다.

    모스크바에서 남동쪽으로 약 600km 떨어진 '펜자'와 약 1천km 거리의 '로스토프나도누' 동물원에서 따로 생활하던 이들 호랑이는 트럭 편으로 모스크바로 이송된 후 여객기 화물칸에 실려 이날 오전 9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이어 검역과 세관 등 절차를 거친 호랑이는 '윙바디' 특수 수송트럭에 실려 오전 11시께 서울대공원에 도착했다.

    이들은 동물원 내 검역 공간에서 며칠 간 머무르면서 각종 검사를 받은 후 앞으로 생활할 우리로 옮겨질 예정이다.

    대공원 관계자는 "검역 결과와 호랑이의 상태 등을 두루 고려해 어떤 우리에 배치할지, 언제 일반에 공개할지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면서 "모든 일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경우 빠르면 이달 말쯤 일반인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공원은 호랑이가 서울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보호·관찰 빈도를 높이는 등 조치를 할 계획이다.

    러시아 아무르강 유역에서 서식하는 시베리아산 호랑이는 한반도 호랑이와 종(種)이 같아 흔히 '백두산 호랑이'로 불린다.

    러시아 시베리아와 극동 연해주 등지에 일부가 서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돼 있다.

    이번에 우리나라에 온 호랑이는 지난해 7월 출생한 1년생으로 몸무게는 약 60~70kg 정도다.

    이들은 지난해 9월 이명박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기증을 약속한 선물로 8개월 만에 한국땅을 밟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