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교주 주장..총리실 "개인우상화는 안돼"
  •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바탕으로 내년 대선 재출마까지 노리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종교적 숭배의 대상으로까지 떠올랐다.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약 400km 떨어진 러시아 중부도시 니즈니노보고로드 인근의 '볼샤야 옐냐' 마을에 푸틴 총리를 숭배하는 사이비 기독교 종파가 등장했다고 현지 주간지 '소베세드닉(대담자)'가 1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교주는 '포티니야'라는 여성으로, 푸틴 총리는 초기 기독교의 포교와 신학에 주춧돌을 놓은 사도 바울이 환생한 것이며 그가 환생한 다른 사도 7명과 함께 7명의 적그리스도를 상대로 싸우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는 것.
    문제의 종파가 모이는 교회 벽에는 러시아 정교의 전통적 이콘(성상화)과 푸틴의 초상화가 나란히 걸려 있으며 신자들은 예배 시간에 성가와 함께 소련 시절의 유명 동요인 '태양이여 영원하라'를 함께 부른다고 잡지는 전했다.

    현지 마을 주민은 "러시아 전역에서 포티니야를 만나러 몰려들고 있다. 지금은 그나마 좀 줄어든 것이고 예전엔 교회로 가는 길 전체가 고급 외제차 등을 비롯한 각종 차량으로 빽빽이 들어찼을 정도"라고 말했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교주 '포티니야'의 본명은 '스베틀라나 프롤로바'이며 1990년대 중반까지 니즈니노보고로드 철도 사무소의 물품조달 부서 책임자로 일하다 사기죄로 1년 반 동안 수형 생활을 하고 출소한 뒤 초능력과 신비주의에 빠졌다고 한다.

    이후 초능력과 관련한 학원 과정까지 수료한 포티니야는 니즈니노보고로드에 있던 아파트를 팔아 '볼샤야 옐냐' 마을로 내려가 교회를 세웠으며 현지 주민들을 신도로 끌어 모았다.

    현지 경찰은 주민들의 신고가 접수되고 있지만 처벌할 마땅한 법 규정이 없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드미트리 페스코프 총리 공보실장은 잡지에 "그런 종파는 처음 듣는다"며 "총리가 이룬 업적이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상화는 안된다"고 지적했다.(모스크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