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사건으로 사망한 이들의 죽음. 그리고 가해자의 죽음
  • 미국이 10 여년 간의 추적 끝에 드디어 빈 라덴을 사살했다.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라도 테러범을 반드시 응징한다'는 미국의 원칙과 끈질긴 노력이 결국 결실을 맺은 셈이다.

    하지만  빈 라덴을 생포하지 않고 사살했다는 것에 대해 말이 많다. 특히 현장에 있었던 빈 라덴의 막내딸이 아버지-빈 라덴이 당시 비무장이었고 저항도 하지 않았는데, 미군들이 가족들 앞에서  그를 사살해 버렸다고 진술하자, 무기도 없던 상태의 사람을 '즉결처분' 한 것은 부도덕한 일이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빈 라덴 사살이 과연 비난받을 일일까?
    빈 라덴이 단순 범죄자였다면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빈 라덴을 생포했다는 가정으로 시나리오를 만들어 보면 '생포'가 이끌고 올 문제들이 간단치 않을 뿐더러, 더 큰 문제를 일으킬 것이 자명하다.   

  • 만약 이 작전에서 빈 라덴을 생포했다고 가정해보자. 그를 체포하면 미국에 끌어오고, 미국 법정에 세우고 사형선고하고 사형을 집행하는 수순을 밟게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아무리 짧아도 수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

    일단 이 기간동안 알 카에다가 그냥 있을 리 없다. 알 카에다는 빈 라덴을 구출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고, 그 중 가장 손쉬운 방법은 많은 미국인을 납치해서 빈 라덴 교환카드로 사용하는 것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미국 정부가 빈 라덴을 순순히 내놓을 리 없다. 하지만 알 카에다가 인질로 잡은 미국인들을 텔레비전 앞에 내세운다면 어떻게 될까?

    인질과 그 가족들에 대한 동정여론이 일어날 것이고, 알 카에다는 미국내에 분열을 일으키기 위해 인질 중 몇명을 전세계 카메라 앞에서 처형할 것이다.  자연 빈 라덴과 국민의 생명을 바꾸라는 목소리가 나올 것이다.

    생명을 구하는 일은 그 어떤 것을 지불하더라고 실행해야 할 인간의 절대 덕목이다. 하지만 '타인의 생명을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로 생각하고, 실행을 한 이들에게까지도 적용해야 하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만약 그를 미국법정에 세우고, 절차를 밟았다면 최악의 경우 미국은 사형은 커녕 재판 한번 제대로 못하고 빈 라덴을 내놓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과정에서 '국론분열'로 자중지란을 겪을 것도 분명하다.
     
    민주,인권, 도덕성은 모든 사람들이 생각하는 규율이지만, 광신도 테러집단에는 그런 규율이 통하지 않는다. 그런 집단과 벌이는 전쟁에서 인권이나 민주 같은 단어가 끼어들 여지는 없다. 빈 라덴 사살에 대해 인권 운운 하는 것은 테러집단의 속성을 알지 못하는 무지의 소산이다.

    아침에 뉴욕 무역센터로 출근한 이들이 '미국의 죄'를 대속해서 죽어야 할 사람들인가를 생각해 보면 답은 명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