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싱턴궁 소장 역대 왕실 드레스 컬렉션 화제
  • (서울=연합뉴스) 29일 영국 윌리엄 왕자와 결혼한 케이트 미들턴의 웨딩드레스에 전 세계 여성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영국의 역대 왕실 웨딩드레스 컬렉션도 덩달아 조명을 받고 있다.

    영국 왕궁관리청의 수석 큐레이터 조애나 마슈너는 28일(현지시각) BBC방송 홈페이지를 통해 켄싱턴궁에 소장된 역대 영국 왕실 웨딩드레스 6벌을 슬라이드쇼 형식으로 소개했다.

    현존하는 역대 왕실 웨딩드레스 가운데 가장 오래된 드레스는 조지 6세의 딸인 샬롯 공주가 1816년 레오폴드 왕자(이후 벨기에 국왕 레오폴드 1세)와 결혼하면서 입었던 금은사(金銀絲) 드레스다.

    이 드레스가 역대 왕실 웨딩드레스 중 유독 눈길을 끄는 것은 반짝이는 금은사 천으로 짠 속치마 위에 비단 망사를 입히고 그 위에 다시 금은사로 정교하게 수를 놓았기 때문이다.

    당시 영국 왕실 결혼식에서는 신부들이 수 세기 동안 금은사로 만든 웨딩드레스를 입는 것이 전통으로 이어져 왔으며 샬롯 공주는 왕실 결혼식에서 금은사 드레스를 입은 마지막 신부이기도 했다.

    금은사의 무게 때문에 매우 무거웠던 이 드레스는 가격 면에서나 화려한 면에서 당시 왕실 여성들의 지위를 상징하는 특별한 드레스였다고 마슈너는 전했다.

    두 번째로 오래된 드레스는 빅토리아 여왕이 1840년 색스코버그 고터가(家)의 앨버트공과 결혼하면서 입었던 드레스로 매우 간단한 디자인의 실크 및 새틴 재질의 드레스에 레이스와 꽃 장식을 곁들인 것이었다.

    빅토리아 여왕은 결혼식이 남편과 자신만의 의미 있는 순간으로 기념되기를 바랐고 이 때문에 지나치게 화려한 금은사 드레스를 입는 전통을 따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이 간소하면서도 단아한 드레스는 이후 영국 왕실 신부들의 드레스 형식에도 상당한 영향을 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 번째 드레스는 1863년 빅토리아 여왕의 장남이자 이후 에드워드 7세로 즉위한 에드워드 왕자와 결혼한 덴마크의 알렉산드라 공주가 입은 드레스다.

    당시 영국으로 시집오던 알렉산드라 공주는 가냘프고 아름다운 여성이었으며 영국인들에게 강렬한 첫인상을 주려고 드레스 선택에도 심혈을 기울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드레스의 실크는 런던 동부에서 만들어졌고 레이스는 남서부의 작은 마을에서 짠 것을 사용했다.

    또 대영제국의 화합을 의미하는 잉글랜드 국화 장미와 아일랜드의 상징인 토끼풀, 스코틀랜드 국화인 엉겅퀴로 드레스를 장식했다.

    다음으로 오래된 드레스는 1893년 에드워드 7세의 아들이자 나중에 조지 5세로 즉위한 조지 왕자와 결혼한 메리 공주가 입었던 것이다.

    이 드레스는 19세기 다른 왕실 웨딩드레스들과 마찬가지로 순결을 상징하는 오렌지 꽃을 밀랍으로 만들어 장식한 것이 특징이다.

    1960년 엘리자베스 여왕의 여동생인 마거릿 공주가 사진작가였던 앤서니 암스트롱-존스와 결혼할 당시 입었던 웨딩드레스도 현대적인 아름다움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았다.

    당시 마거릿은 언니와는 달리 영국 왕실의 전통적인 웨딩드레스 디자인에서 벗어나 보다 창의적이고 현대적인 패션을 추구할 수 있는 자유를 누렸다.

    켄싱턴 궁이 소장한 가장 최근의 왕실 웨딩드레스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사촌인 알렉산드라 공주가 1963년 영국 사업가 앵거스 오글비 경과 결혼하면서 입었다.

    이때부터 왕실 결혼식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커지면서 예식 장소도 웨스트민스터 성당 같은 대형 건물로 옮겨가는 추세를 보였다.

    자연히 전 세계인들의 관심을 받는 영국 왕실 신부의 드레스도 식장의 웅대함에 걸맞게 넓고 길게 퍼지는 스타일로 변모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