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해외광고 소개 - DDB 암스테르담의 센트랄 비히어 보험 캠페인
  •  

    과자를 파는 회사의 광고 목표는 과자를 파는 것이고, 옷을 파는 회사의 광고 목표는 옷을 파는 데 있다. 물론 보험회사의 광고 목표도 보험 상품을 파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보험을 신뢰하지 않는다. 잊지 못한 첫사랑이 십수년만에 다시 만나자고 해서 기쁨과 기대에 들떠 꽃단장을 하고 나갔더니 그가 보험 설계사였다는 식으로, 보험 가입을 회피하는 사람들 심리를 반영하는 농담들이 인구에 회자될 정도다.

    현대 생활에서 분명 보험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이 보험에 들지 않으려는 까닭은 무엇일까?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아마 뉴스거리가 생기는 원리와 비슷할 것이다.

    ‘10년 간 열심히 보험금을 납부하다 암에 걸렸지만 보험금 덕분에 경제적인 어려움을 크게 겪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열심히 퍼뜨릴 사람은 없다. 하지만 누군가 10년 동안 열심히 보험을 부었는데도 하필 보장되지 않는 질병에 걸려 보험금을 받을 수 없게 된 사건이 있다면 그건 대단한 이야깃거리가 되어 삽시간에 퍼지게 마련이다.

    그런 이야기만 듣다보면 사람들은 ‘머피의 법칙’ 신봉자가 되고 만다. 자신만은 분명 약관에 명시되지 않은 질병에 걸리거나 보장되지 않는 사고만 당할 거라고 생각하면서 보험의 필요성을 외면하게 된다. 그런 소비자 심리는 보험회사가 직면하는 큰 어려움 중 하나일 것이다.

    오늘 소개하는 광고는 바로 그런 소비자들의 심리를 반영한 것.

    알프스 지방을 여행하던 부부의 자동차가 길을 막은 양떼 때문에 오도가도 못 하게 된다. 언덕 위에서 한 노인이 무언가 알아듣지 못할 말로 소리를 치자 도움 청할 사람을 만나 반가워진 부부는 그에게로 간다. 이 때 고집불통이던 양떼가 별안간 흩어지고 기차 경적이 울린다. 부부는 곧 노인이 무슨 말을 했는지 이해하게 된다.

    ‘아무리 황당하고 희귀한 상황이라도 우리 보험사는 보장해준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 광고는 곧 대형사고가 일어나리라 암시하는데도 매우 희극적이다. 기차가 나타나면서 잠시 멈췄던 흥겨운 스위스 민요가 ‘저희를 부르세요’라는 자막과 함께 다시 시작되는 건 아마도 이런 황당한 사고를 당하더라도 전혀 걱정하지 말라는 뜻이 아닐까?

    대행사는 DDB 암스테르담, 광고주는 Centraal Beheer Agency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