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내외, 국정자원 화재 이후 '예능 녹화' 의혹주진우 "공무원 밤샘 복구할 때 대통령 예능 촬영"강유정 대변인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강한 유감"촬영 시점 묻는 미오 질문에, 대통령실 "화재 이후"
  • ▲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지난 8월 28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경기 성남=서성진 기자
    ▲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지난 8월 28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경기 성남=서성진 기자
    초유의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밤샘 복구 작업이 한창일 때 이재명 대통령 내외가 JTBC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녹화에 참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3일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내통령 부부가 오는 5일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한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를 올린 뒤 "어제 예고편이 떴으니 촬영은 1주일쯤 전이었을 것"이라며 "이는 국정자원 화재 발생 그 무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정자원 화재로 국민 피해가 속출 할 때, 대통령은 무려 2일간 회의 주재도, 현장 방문도 없이 침묵했다. 잃어버린 48시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틀 동안 대통령은 도대체 어디서 무얼 하고 있었나.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며 예능 촬영 일자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주 의원은 "이 대통령은 화재 이틀 후인 9월 28일에서야 국민 앞에 등장해 '민생 관련 시스템 복원은 밤을 새서라도 최대한 신속히 복구하라'고 명령했다"며 "공무원은 밤샘 복구하고, 대통령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 예능 녹화 촬영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 당연히 미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달 28일 14:44에 올라온 커뮤니티 글과 사진을 보면 JTBC에 대규모 경찰 인력이 동원됐다. 딱 봐도 경호 목적"이라며 "적어도 그 시간 전후로 '냉부해' 촬영이 이뤄졌음을 추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주 의원의 주장이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화재가 발생한 9월 26일 오후 8시 20분쯤 이 대통령은 유엔 총회 참석 후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날인 27일 오전 9시 39분쯤 이규연 홍보수석은 '이 대통령이 화재와 관련해 국가위기관리센터장과 국무위원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밤새 상황을 점검했다'는 공지문을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 단체창에 올렸다"며 "주 의원의 글은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 행위"라고 전했다.

    ◆ 대통령실 "화재 이후 '냉장고를 부탁해' 촬영"


    양측 간의 의견 대립이 팽팽할 무렵 미디어오늘에서 의미심장한 보도가 나왔다. 대통령실이 이재명 대통령 내외의 '냉장고를 부탁해' 촬영 날이 화재 사건 이후라고 시인했다는 것이다.

    지난 3일 오후 9시 7분에 송고된 <대통령실 "주진우 '48시간 침묵' 허위유포…'냉장고 부탁해' 화재 이후 촬영">이라는 제하의 기사에 따르면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촬영 시점이 화재 이후인 것은 맞는 거냐'는 미디어오늘 취재진의 질의에 SNS 메신저로 "물론이다"라고 답했다. 다만 정확한 날짜에 대한 질의엔 답변하지 않았다.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주 의원은 "허위 브리핑을 한 강유정 대변인을 형사 고발할 것"이라며 화재 후 회의록과 촬영 시점 공개를 대통령실에 요구했다.

    주 의원은 4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남준 대변인이 '방송 촬영은 화재 이후'라고 실토해 기사가 났다"며 "어제 브리핑이 눈속임이었다는 자백"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먹통 정부가 됐고, 이 대통령이 밤샘 복구를 지시한 공무원은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다"며 "국정자원 화재가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된 위기 상황에, 대통령 내외가 예능에 출연해 희희낙락해도 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복수의 관계자로부터 냉부해 촬영이 국정자원 화재 후인 '9월 28일'이고, 해당 언론사에 함구령이 내려졌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언론사에 경찰이 대거 출동한 사진의 메타정보를 공개한다. 9월 28일 13시 44분에 찍힌 사진이다. 경찰버스는 대통령 경호나 집회에 동원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주 의원은 "(강 대변인에 따르면) 국가적 재난이 발생하고, 대한민국 시스템이 22시간이나 불타고 있는데, 대통령은 사고 다음 날인 27일 오전 9시 39분 홍보수석을 통해 공지 문자를 보냈고, 9월 28일 10시 50분 대통령실 내부 회의한 것이 전부"라며 "사고 이틀째인 9월 28일 17시 30분에서야 정부서울청사에 나타나 공개회의를 처음 주재했다. 내용 파악도 안 돼 있었다. 도대체 2일간 뭐하고 있었나? 이것이 '잃어버린 48시간'이 아니고 무엇인가"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