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보궐선거 인접 지역구 의원 ‘총력 지원’
  • 순망치한(脣亡齒寒) “우리 선거하듯 발로 뛰겠소.

    4.27 재보선이 불과 5일 앞으로 다가왔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주요 격전지의 현재 판세는 예측 불허 ‘대혼전’ 양상이다. 이에 따라 각 후보들은 피말리는 초접전 속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그런데 후보 당사자 못지않게 마음을 졸이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보궐선거 지역과 맞닿아 있거나 인접 지역구 의원들이다.  

    이들은 이번 인접 지역에서 치러지는 보궐선거에서의 패배가 곧 내년 총선 민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김해을과 분당을 주변이 그렇다.

  • ▲ 22일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가 김해시 진영읍 진영문화센터에서 주부노래교실 수강생들과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 22일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가 김해시 진영읍 진영문화센터에서 주부노래교실 수강생들과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엎치락뒤치락,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박빙 승부가 벌어지면서 출마한 후보들과 함께 지원 유세에 나선 의원들은 밤낮이 없어졌다.

    새벽 일찍 거리에 나와 얼굴 도장을 찍고, 늦은 밤 포장마차를 찾아 시민들에게 ‘한 표’를 호소한다. 그러면서 시민들에게 따끔한 질책을 받기도 하고 따뜻한 격려의 말을 듣기도 한다. 
     
    쉬는 시간도 없다. 커피 한잔 마실 시간, 밥 먹는 시간을 아껴 시민 한 명을 더 만나겠다는 각오다.

    이처럼 인근 지역 의원들이 이번 보궐선거전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을 사자성어에 빗댄다면 ‘순망치한’이다.

    순망치한(脣亡齒寒)은 서로 돕던 이가 망하면 다른 한쪽 사람도 함께 위험하다는 뜻으로, 이들 인접 지역구 의원들은 도미노 효과를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여당 의원들이 대표적이다.

  • ▲ 22일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가 김해시 진영읍 진영문화센터에서 주부노래교실 수강생들과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김해을에서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는 바로 한나라당 김정권 의원(경남 김해갑)이다.

    김해에서 먼저 자리 잡은 선배이기 때문이었을까.

    김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김해에 진행되는 선거는 김태호 후보만의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미노처럼 지역 민심이 흐려질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선거가 시작되자마자 직접 김해에 내려와 (김 후보의) 측면 지원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현재 저와 보좌진 모두가 총출동해 유세를 펼치고 있으며, 이런 지원이 점차 효과를 발휘하고 있어 향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러한 전망은 든든한 배경이 있기에 가능했다.

    김 의원은 “우리 측은 물론, 김해을 토박이로 구성된 한나라당원들이 ‘이번만은 질수 없다’면서 최선을 다해 뛰고 있어 전망이 밝다”고 덧붙였다.

    낙동강 건너편에 자리 잡은 박민식 의원(부산 북구강서구갑)도 발 벗고 나섰다.

    박 의원은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참여당에게 (김해을이) 넘어가면 위험하다. 아무래도 지역적으로 붙어있는 만큼 내년 총선에 안 좋은 영향이 있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이를 염두하고 사전에 배수진을 쳤다는 설명이다.

    그는 “부산을 지키는 ‘낙동강 방어선’을 사수하기 위해 선거 초반부터 지원전을 치르고 있고 현재는 격전 중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주말마다 장유면 일대에서 지원 유세를 벌이는 것은 물론, 지역 토박이 명단을 최대한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허태열 의원(부산 북구강서구을) 측은 나아가 “우리 선거하듯 발로 뛰겠다”는 입장이다. 

    허 의원 측 보좌진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17대 국회에서부터 김해를 놓쳤는데 김해는 경남에서 유일하게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것으로, 우리로서는 반드시 가져가야할 지역”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김태호 후보는 홀로 유세를 펼치고 있어 함께 유세를 할 수는 없지만 같이 하든 따로 하든간에 더욱 열심히 뛰어다닐 각오”라고 밝혔다.

  • ▲ 고흥길 한나라당 의원(분당갑)도 분당을에 출마한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 선거에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 연합뉴스
    ▲ 고흥길 한나라당 의원(분당갑)도 분당을에 출마한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 선거에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 연합뉴스

    분당을도 마찬가지다. 강재섭-손학규, ‘분당을’ 초박빙 시소게임이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성남 분당갑)에게 불편하게 작용하는 것도 같은 이치다.

    고 의원은 “분당이 무너지면 우리(분당갑) 뿐만 아니라 수도권 전체에 영향이 미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면서 ‘수도권 위기론’을 내세웠다.

    그러면서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든 분당을에서 승리를 해야 하는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러한 연유로 분당에 당이 총력을 쏟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도 유세가 한참 진행 중인데 안상수 대표를 비롯해 홍사덕 남경필 유승민 고승덕 의원 등 모두가 나섰다. 저는 간간히 찬조 유세를 하고 있다”면서 “정말 앞을 볼 수 없는 박빙의 시소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강재섭 후보를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