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노예계약' 풍자 개그 선보여 논란
  •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 중인 개그맨 김현기(40)가 일본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국 연예계를 비하하는 내용이 담긴 개그를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후지TV '하네루노토비라'의 새 코너 '아자아자 악동미녀'에서 한국인 MC로 출연 중인 김현기는 "한국 연예계에선 계약이 우선"이라며 일본 연예계에 도전하는 연습생 멤버들에게 황당한 주문을 하는 코믹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풍자개그가 소위 '노예계약'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 연예계를 비꼬는 듯한 내용으로 점철돼 보는이들로 하여금 불편한 심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달 초 방송에선 최근 일본에서도 논란을 빚은 '카라 사태'를 겨냥한 내용이 방영돼 뒤늦게 이 사실을 접한 네티즌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 '하네루노토비라'에 출연 중인 일본인 남성 개그맨 5명은 일본 데뷔를 위해 연습에 매진하고 있는 '악동미녀' 역할을 맡았는데, 빠른 속도로 돌아가는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노래를 부르라는 김현기의 요구에 불만을 토로한다.

    이에 김현기는 "이 정도로 쉽게 노래를 부를 수 있을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소녀시대나 카라도 아직 오리콘 차트에서 1위를 하지 못했다"고 밝혀 '악동미녀' 멤버들에게 더욱 분발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방송에선 "케이팝에서 아무리 인기가 있어도 오리콘 차트 1위는 어렵다"는 자막이 나온다.

    잇따른 다그침에도 불구, '악동미녀' 멤버들이 운동을 하며 노래를 부르라는 지시를 거부하자 김현기는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공연한다는 내용이 사무실과의 계약서에 담겨 있다"고 멤버들을 재차 압박했다.

  • 김현기의 발언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이번엔 "한국 연예계에서 계약의 효력은 절대적"이라는 자막이 흘러 나온다. 이는 소속사와의 계약 문제로 갈등을 빚은 동방신기와 카라 등을 겨냥한 내용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방송 내역을 접한 국내 네티즌들은 "김현기가 일본 내에서 '혐한류'를 조장하고 있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 한 네티즌은 "한국 연예계를 풍자하는 개그를 왜 한국인 개그맨이 진행하고 있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며 "아무리 개그라해도 자국 연예계를 깎아내리면서까지 활동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는 쓴소리를 날렸다.

    한편 이같은 논란에 대해 김현기의 소속사 측은 "애당초 한국 연예계를 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당시 방송 내용이 지나치게 확대·재생산되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