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배우 김지미, 7일 미국 LA서 세상 떠나美 현지서 화장 끝나 ‥ 12일 장례 절차 마무리이장호 감독 "선택받은 진짜 배우 ‥ 아쉬운 마음"
-
전성기 시절 '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로 불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던 국보급 원로 배우 김지미(본명 김명자)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85세.
- ▲ 지난 7일 세상을 떠난 원로 배우 김지미. ⓒ뉴데일리
한국영화인총연합회는 10일 "김지미 배우가 미국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이장호 감독이 알려왔다"고 밝혔다.
한국영화인총연합회에 따르면 김지미는 한국시각으로 지난 7일 오전 4시 30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별세했다. 평소 심장 쪽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고인의 직접적 사인은 저혈압으로 인한 쇼크였다.
한국영화인총연합회는 미국 현지에서 화장이 끝난 상태로, 오는 12일 고인의 장례 절차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별도의 영화인장은 치르지 않는 대신, 추모 공간을 마련해 고인을 기릴 계획이다.
1940년 충남 대덕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1957)'로 데뷔해 1990년대까지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덕성여고 재학 시절 미국 유학을 계획하던 중 우연히 김 감독에게 '길거리 캐스팅' 되면서 17세부터 배우의 길을 걷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토지(1974·김수용)', '길소뜸(1985·임권택)' 등을 통해 거장들과도 호흡하며 파나마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대종상 여우주연상 등을 수상했다. 그가 출연한 작품은 700여 편에 달한다.
'별아 내 가슴에(1958·홍성기)' '비 오는 날의 오후 3시(1959·박종호)' '장희빈(1961·정창화)' 등 출연작마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데뷔 초부터 톱스타 반열에 올랐으나, 배우 최무룡, 가수 나훈아 등과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며 순탄치 못한 삶을 살았다.
1985년 제작사 '지미필름'을 설립한 뒤 '티켓(1986·임권택)'을 비롯해 7편의 영화를 제작했다. 1992년 개봉한 이장호 감독의 '명자 아끼꼬 쏘냐'가 고인의 마지막 출연작이다.
이 감독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하나님의 뜻이니 우리 사람이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고인은) 100년에 한 번 나오는 연기자로 아쉬운 마음이 크다"며 "(고인은) 여걸이다. 보통 남자보다 통이 커서 웬만한 남자들은 꼼짝 못 할 정도"라고 회고했다.
정지영 감독은 "김지미 씨야말로 신성일 씨가 구가한 만큼의 전성기를 누리며 오랫동안 최고의 배우로 활약했던 분"이라며 "개인적으로 친분을 쌓았지만, 작품을 같이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배창호 감독은 "'깊고 푸른 밤'을 1984년 미국에서 촬영할 때 (고인이) 당시 체류하셨는데 저희 스태프에게 격려차 밥을 사주셨다"며 "저는 촬영 장소를 물색하느라 참석을 못 했지만, 선배로서의 따뜻함이 기억난다"고 상기했다.
이어 "예의도 바르시지만 꾸밈도 없었다. 담백하게 표현하신 기억이 난다"며 "한국의 디바이면서도 사회적인 활동도 많이 하셨다. 영화를 위해 한평생을 보내셨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김동호 전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영화인협회 이사장으로서 리더십이 강하면서 포용력도 갖고 계셨다"며 "제작사를 차려 직접 제작하고 출연도 하시는 등 한국 영화계에 끼친 영향이 매우 크다"고 추어올렸다. -
- ▲ 지난 7일 세상을 떠난 원로 배우 김지미.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