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S 29일 브리핑서 “전국 12개 지역 방사성 요오드 검출”원자력 전문가들 “지금 주시해야 할 것은 방사능 있다 없다 아니다”
  • 우리나라 전역에서 방사선이 검출되자 국민들은 '얼마나 위험한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방사선이 검출된 것만을 놓고 이슈화하는 건 본질을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철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KINS)은 29일 브리핑을 갖고 “28일 전국 12개 지방측정소에서 공기를 채취 분석한 결과 모든 측정소에서 극미량의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기술원에 따르면 대기 중 방사성 요오드는 최소 0.049 mBq/㎥에서 최대 0.356 mBq/㎥ 범위에서 검출됐다. 춘천측정소에서는 세슘-137(137Cs)과 세슘-134(134Cs)이 각각 0.018 mBq/㎥, 0.015 mBq/㎥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사람이 1년 동안 쬐어도 되는 방사선량의 허용치의 약 20만 분의 1에서 3만 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때문에 윤철호 원장도 브리핑을 통해 “인체에는 무해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들은 ‘방사능’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 때문인지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 ▲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제공한 29일 오후 1시 경기 일대 방사선 수치.
    ▲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제공한 29일 오후 1시 경기 일대 방사선 수치.

    이에 원자핵공학, 핵의학 전문가들은 “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 무해하다고 했다면 진짜 무해한 것”이라며 “지금 중요한 건 방사성 물질이 있다 없다가 아니라 발견된 방사능 물질이 어디로부터 온 것인지 그 인과관계를 철저히 검증하고, 만약 후쿠시마 원전에서 유출된 것이라면 향후 어떤 대책을 세울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중요한 건 "방사성 물질 있다 없다가 아니라 향후 추이"

    한국원자력병원 김병일 교수는 “방사성 요오드가 0.049 mBq/㎥에서 0.356 mBq/㎥ 범위에서 검출되고, 춘천에서 세슘-137(137Cs)과 세슘-134(134Cs)이 각각 0.018 mBq/㎥, 0.015 mBq/㎥ 검출되었다는 것은 1㎥ 당 방사성 입자의 개수가 몇 개인가를 말하는 것이며 실제 인체에 영향을 주는 정도는 방사선 영향을 세는 Sv로 환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 '0.000000472mSv ~ 0.0000343mSv 정도'라고 밝혔다면 그 수치가 맞을 것"이라며 "그 정도로는 인체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기준이 보통 100mSv이며, 자연 상태에서 연간 최대 허용치가 2.4mSv라고. 따라서 현재의 방사성 물질 검출에서 핵심은 방사성 물질이 우리나라에 있다 없다가 아니라, 현재 있는 방사성 물질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김은희 교수도 “지금 중요한 건 방사성 물질이 발견됐다 안 됐다가 아니라, 발견된 방사성 물질이 어디서 온 것인가 인과관계를 명확히 확인하는 것과, 만약 이것이 후쿠시마 원전으로부터 왔다면 앞으로 얼마나 증가할 지를 예측하고 대비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현재 언론에서 보도하는 연간 인체 허용치라는 것도 피폭치가 아니라 공기 중에 함유된 방사성 물질에 노출된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중에서도 방사성 요오드의 경우 전신(全身) 허용치는 1mSv, 갑상선에 침착되는 것을 기준으로 하면 50mSv가 허용치”라며 “인체에 전혀 해가 없다는 원자력안전기술원의 발표가 정확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도 “지금 중요한 건 방사성 물질이 발견됐다는 게 아니라 발견된 물질이 정확하게 어디서 온 것인지 인과관계를 밝히고, 만약 일본에서 날아온 게 맞다면, 현재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수습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방사성 물질이 얼마나 더 날아올 것인지, 그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라며 “국민들이 원자력안전기술원의 발표를 믿고 따라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교수는 “원자력안전기술원의 발표를 믿어야 한다”면서 “정치나 성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순수한 과학자집단이면서 가족들도 함께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원자력안전기술원이 거짓말 하거나 숨길 이유가 없지 않나. 이들이 (일본 원전으로 인한 우려에) 제대로 대응해 나갈 수 있도록 언론과 국민들이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일부 언론과 단체의 ‘방사능 공포감’ 조성에 휘둘리지 말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