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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트윈스의 주장 박용택(32)이 변했다. 시범경기에서 본 박용택은 지난 시즌에 비해 확실히 달라졌다. 일단 몸매가 거대하게 변했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 큰 키와 훤칠한 외모로 여성팬들 사이에서 상당한 인기를 차지했다.
날씬한 몸매를 자랑했던 박용택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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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택.ⓒ자료사진
박용택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박종훈 감독과 상의 끝에 좌익수의 포지션을 과감히 포기하고 지명타자에 전념하기로 결정했다. 고질적인 어깨 부상으로 수비에서만큼은 공격보다 팀에 공헌도가 떨어지다 보니, 어깨 강화에 주력하는 시간을 타격에 투자해 팀에 보탬이 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LG는 외야라인에 이대형, 이진영, 큰 이병규, 작은 이병규, 정의윤, 양영동, 이택근등 자원이 넘치기 때문에 박용택의 수비공백이 거의 없기에 팀에도 부담이 없다.
그래서 그는 오프시즌 동안 웨이트트레이닝에 전념하며 마구 먹어 몸집불리기에 성공했다. 그렇게 맞이한 올 시즌 시범경기. 그는 21일까지 17타수 7안타로 0.412의 고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7안타 중 홈런 1개와 2루타 2개 등 장타가 3개나 된다. 지난 겨울동안 고되게 거포변신을 위한 노력이 조금이나마 나타나고 있다.
박용택은 호타준족이다. 지난 9시즌 동안 110개의 홈런과 217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2002년 팀이 준우승하던 해, 화려하게 등장한 박용택은 프로데뷔 후 매해 비교적 꾸준한 성적을 올리며 팀의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했지만 화려한 이름값에 비해 폭발적인 시즌을 보낸 적은 없었다. 팀또한 2002년 후에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2009년 박용택은 폭발적인 활약을 펼치며 팀을 이끌었다. 0.372의 고타율로 타격왕이 된 것이다. 팬들은 환호했다. 하지만 시즌 막판에 실망도 컸다. 홍성흔과의 수위타자 경쟁에서 타격왕에 집착한 나머지 조금 안일한 모습을 보였던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시즌을 마무리한 박용택은 팬들의 질타에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결국, 팀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기까지 했다.
이렇게 맞이한 지난 시즌, 박용택은 절치부심했다. 실력으로 타격왕 2연패를 이루겠다는 결연한 의지로 시즌을 맞이했지만 시즌 초반 의욕이 너무 넘쳤다. 안 좋은 공에 방망이가 자꾸 헛돌았고 박용택은 조급해졌다. 슬럼프는 길어졌고 여러 달 동안 박용택은 2할 초반 대의 저타율에 머물렀다. 별명인 ‘쿨가이’에 비해 그의 지나치게 예민하고 섬세한 성격이 그를 가로막은 것이다.
그래도 그는 스타였다. 시즌 중반 이후 타격감이 살아나며 폭발적인 몰아치기를 보여주며 결국 타율 3할로 시즌을 마무리 했다. 스토리 있는 지난 시즌이었다. 박용택에게 2011년은 매우 중요하다. 개인성적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주장으로써 팀의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를 매듭져야 하기 때문이다.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활약을 정규시즌에도 이어간다면 올 시즌 박용택은 일을 낼 것으로 보인다. LG트윈스의 가을야구 진출은 물론, 99년 이병규 이후 전무했던 팀의 30-30클럽 가입을 박용택의 방망이와 발로 재현해낼 수 있지 않을까?박주형 대학생 인턴기자<홍익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