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전문가, 수험생 부담 그대로…"논술 전형 경쟁률 오히려 상승" 논술 대신 심층면접 할 수도…수험생 또 다른 부담 우려도
  • 올해는 '난수표 전형', 논술 걱정 안해도 될까?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15일 발표한 '2012학년도 대입전형 수정안'에 일선 학교 고3 수험생의 눈길이 집중되고 있다. 대교협이 발표한 수정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대입전형 수' 감소와 논술축소다.

    먼저 대입전형이 전년도에 비해 약 10%정도 줄어든다. 올해 각 대학들이 발표한 전형 수는 모두 3,298개다. 지난해 3,678개에 비해 약 10% 줄어든 수치로 각 대학들이 교과부와 대교협의 '권고'에 따라 비슷한 전형을 통폐합한 결과다.

    중앙대는 당초 22개 전형을 발표했으나 그 수를 12개로 줄여 전형 수를 가장 많이 줄인 대학이 됐다. 연세대도 15개의 전형을 6개로 크게 줄였다. 학교 고유의 특화된 전형이었던 언더우드 전형도 특기자전형에 통합돼 사라졌다. 

    수도권 주요대학과 거점국립대들의 전형이 간소화됨에 따라 수험생과 고3 교사들이 피부로 느끼는 부담도 조금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논술은 실시대학이 41곳으로 줄었다. 처음 논술을 실시하기로 했던 대학은 47곳이었으나 경북대와 서울교대 등 6곳이 논술을 폐지했다.

    선발인원도 2만2,486명에서 1만6,832명으로 5천명 이상 줄어들었다. 서울대는 수시인문계 특기자전형의 논술반영 비율(20%)을 없애고 면접비중을 30%에서 50%로 늘렸다. 고려대는 처음 수시 2차 우선선발전형에서 논술을 100% 반영하려고 했으나 비중을 80%로 낮췄다. 대신 학생부를 20% 반영하기로 해 교과부의 권고를 충실히 따랐다. 연세대도 수시 우선선발전형 논술비중을 80%에서 70%로 낮췄다.

    교과부는 주요대학들의 논술비중과 선발인원이 줄어들어 수험생들의 논술부담이 그만큼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학원가의 반응은 이와 다르다.

    논술 실시대학 자체가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중상위권 이상의 대학들인데 이들 대부분이 여전히 논술을 중시하고 있기 때문에 논술부담은 거의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중상위권 이상 대학들이 논술 자체를 폐지하지 않는 한 그 부담은 여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히려 논술선발인원이 줄어들어 고3 수험생이 느끼는 심리적 부담은 늘어났다는 견해도 있다. 여고 3학년 자녀를 둔 인천의 학부모 A씨는 "학교기숙사에서 매주 정기적으로 논술수업을 듣는데 선발인원이 줄어들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자율형공립고에서 논술수업을 담당하는 B교사도 "수정안에서 논술비중이 축소됐다고 하는데 상위권 대학은 많아야 20%정도 줄었다"면서 "이 정도로 줄이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학원가의 분석도 크게 다르지 않다. 소울 소재 중위권 이상의 대학들이 대부분 논술고사를 시행하기 때문에 수험생의 부담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논술을 반영하는 전형의 경쟁률이 지금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또 각 대학들이 교과부의 '쉬운 수능'에 대비,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심층면졉이나 구술면접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수험생 입장에서는 또 다른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 이번 수정안에서 논술을 폐지한 대학들이 심층면접이나 구술면접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학교 및 학원가의 입시전문가들은 "논술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독서와 토론을 연계한 입체적인 논술교육을 1학년때부터 체계적으로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