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이 많이 밀려있었거든요. 새학기가 되면 배달 물량이 좀 많긴 해요. 조금이라도 더 빨리 배달을 하려고 계단을 이용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 같아요…”

    3일 오전 7시40분께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아파트 16~17층 사이 계단에서 인천 모 우체국 집배원 김모(32)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우편물을 배달하다 아파트 계단에서 넘어져 숨진 것으로 보이는 이 집배원은 경찰조사결과 사망한 지 18시간여가 지난 뒤인 4일 오전에야 뒤늦게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발견 당시 두개골이 함몰된 채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으며, 주위에는 피가 흥건히 고여 있었다. 경찰은 "타살 흔적은 없다"며 "김씨가 2일 오후 3시쯤 이 아파트에서 등기 우편물 배달을 하고 계단으로 이동하던 중 넘어져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발견 당시 김씨는 오른쪽 장갑을 입에 물고 있었고, 시신 옆에 메모지와 볼펜이 떨어져 있었다. 메모를 하다가 계단을 내려오다 넘어졌고 단단한 대리석 바닥에 머리를 부딪혀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평소 주민들이 아파트 계단을 거의 이용하지 않아 시신이 늦게 발견됐다.

    숨진 김씨를 처음 발견한 동료는 경찰 조사에서 “김씨가 어제 배달 나갔다 복귀도 안 하고 아침에 출근도 하지 않아 이상한 생각이 들어 배달계획표를 보고 찾아나섰다가 시신을 발견했다”라며 “바쁜 일정에 계단을 이용하다 사고를 당한 것 같아 더욱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한편 경찰은 김씨가 배달 중 계단을 오르다 발을 헛디뎌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