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자국의 대남선전 웹사이트가 운영하는 트위터에 올라온 김정일 위원장과 후계자 김정은 비난글을 한 달 넘도록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은의 생일인 지난달 8일 북한의 대남선전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가 운영하는 트위터에 올라온 '김정일 력도(역도)와 아들 김정은을 몰아내 새 세상을 만들자!' '조선인민군대여! 핵과 미사일 개발에 14억달러를 랑비(낭비)한 김정일 역도에게 총부리를 겨누자'는 등 김 위원장 부자를 비난하는 글 4건이 38일이 지난 17일 현재까지 그대로 남아있다.

    비난글에는 '우리도 남녘의 인민들처럼 이밥에 고깃국을 먹으면서 행복하게 살아보자' '300만 인민이 굶어 죽는데 초호화 별장에서 술파티를 벌이는 김정일을 처단하자'는 내용도 있고 김 위원장 부자를 '로망난 김정일' '폭악한 새끼 돼지 김정은' 등으로 원색적인 표현으로 비난하고 있다.

    지난해 8월12일 개설된 이 트위터는 비난글이 올라오기 하루 전인 올해 1월7일까지 거의 매일 김 위원장 동향을 비롯한 북한 소식을 3∼4건씩 올렸으나 비난글이 올라온 이후에는 활동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같은 날 해킹당해 접속이 되지않았던 `우리민족끼리' 자체 웹사이트는 이튿날인 9일 오후 10시께 복구됐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김 위원장의 생일(2월16일)을 맞아 체제 우월성을 선전하고 김 위원장 부자 찬양에 열을 올리면서도 김 위원장과 김정은을 비난하는 글을 방치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트위터가 내부용이 아닌 외부용이기 때문에 방치하고 있거나 이번 해킹 사건을 계기로 트위터 운영을 중단했을 개연성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5일 중국 선양(瀋陽)에서 `우리민족끼리'를 운영하던 북한의 실무자들이 김 위원장 부자를 비방하는 문구로 사이트가 해킹당한 사건과 관련해 본국에 소환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