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만명을 돌파한 국내 탈북자의 절반가량이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송금한 적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처음 나왔다.

    13일 사단법인 북한인권정보센터(소장 김웅기)에 따르면 이 단체가 작년 12월14∼31일 국내에 거주하는 15세 이상 탈북자 396명을 면접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자 중 49.5%가 북한의 가족에게 송금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조사대상자의 46%는 송금한 적이 없다고 말했고, 4.5%는 북한에 가족이 없다고 답했다.

    그동안 탈북자의 대북 송금에 관한 추정치는 나돌았으나 구체적인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 한해 동안 개인별 송금 총액을 보면 51만∼100만원이 전체 응답자의 31.7%로 가장 많았고 이어 101만∼200만원(16.7%), 500만원 이상(12.5%), 50만원 이하(12.5%), 201만∼300만원(12.5%) 순이었다.

    이 중 최고 송금액은 600만원이었는데, 우리 돈 100만원이면 북한에서는 약 반년치 생활비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한 해 동안 송금 횟수는 한차례가 65%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두차례(14.2%), 세차례(10.8%) 순이었다.

    송금 목적지로는 함경북도가 81.5%로 압도적이고 양강도(8.7%)가 뒤를 이어 북중 국경지역 출신이 대부분인 탈북자들의 현실을 반영했다.

    송금을 위해 제3국의 브로커 등에게 지불하는 수수료는 송금액의 21∼30% 수준이라고 답한 경우가 69.5%로 가장 많았다.

    '탈북자 전체 중 어느 정도가 송금을 하는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 전체 탈북자의 61∼80%가 송금을 할 것으로 본다는 응답이 37.3%로 가장 많았고, 81% 이상의 탈북자가 송금할 것이라는 응답이 34.9%로 뒤를 이었다.

    탈북자들의 대북 송금은 평균 월소득 100만원을 겨우 넘는 열악한 현실에서 이뤄졌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취업한 탈북자의 월 평균 근로소득액은 104만원으로 파악됐으며, 직업별 일용직 근로자 비율도 38%로 작년 말 기준 국내 일반인 일용직 비율(7.6%)의 약 5배나 됐다.

    이 단체의 이용화 조사팀장은 "애환 속에서도 '나 혼자만 잘 먹고 살 수 없다'는 탈북자들의 가족을 향한 애틋한 정 때문에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도 이들의 대북송금 자체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탈북자들의 송금은 북한 사회에도 영향을 미쳐 송금을 받은 가족의 50% 이상이 한국 사회에 대한 동경심을 갖게 된다고 한다"고 전했다.

    북한인권정보센터는 이런 내용을 포함한 '2010 북한이탈주민 경제활동 동향-취업·실업·소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최근 펴냈다.

    이 단체는 2005년부터 모두 7차례에 걸쳐 탈북자 경제활동 실태를 조사했으며, 보고서 발표는 이번이 다섯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