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논의 요구는 절대 없었다”
  • 이명박 대통령이 개헌 의총을 앞두고 열린 당청회동에서 “개헌 논의를 (한나라당에서) 제대로 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한 언론사가 보도한 이후, 절대 회동에서 개헌 논의를 한적 없다고 주장한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가 단단히 뿔났다.

    25일자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안상수 대표 등 한나라당 고위 관계자들과 청와대 인근 안가에서 가진 만찬에서 “지금 현재 헌법은 만들어진 지 30년이 다 돼 가기 때문에 모든 상황이 변화된 21세기에는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고 여권 핵심 관계자가 전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회동에 참석한 여당 고위 관계자들에게 “우리 헌법도 이제는 선진국형으로 가야 한다”면서 “국회와 여당이 단순히 권력구조 논란에 붙잡혀 자신들의 유·불리만 따져 가며 논의를 피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논의를 해야 한다. 설사 (야당 등의 반대로) 성사가 되지 않더라도 진지하게 논의해서 그 성과를 남기는 것이 여당으로서의 책임 있는 자세”라는 뜻으로 말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 같은 보도 이후 김 원내대표는 같은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자청, “그날 대통령은 슬쩍 지나가는 말로 말씀했고 평소 하던 말씀이었는데 왜 이런 기사가 나갔는지 모르겠다”고 격앙했다. 

    또한 김 원내대표는 “이런 보도, 정말 옳지 못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는 “신문사가 사과를 했나, 안했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방향이) 잘못됐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설명하면서 “대통령은 세상이 바뀌었는데 기본권 조항이나 여성관련 문제도 중요하지 않은가. 개헌논의를 하려면 이것이 다 같이 논의가 돼야 한다고 가볍게 언급했을 뿐, 개헌 자체가 당청회동의 주제가 아니였다”고 밝혔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방금 통화했는데 앞으로 청와대에서는 절대 ‘개헌’에 대해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며 “기본 매너 없는 사람들 때문에 체면 확 구겼다”고 말했다.

    한편,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24일 대통령과 한나라당 지도부 간의 안가회동에 대해 “ (정동기 사퇴로) 대통령께서 화가나 있었고 마음을 풀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면서 “개헌 얘기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과의 회담 이후 개헌의총이 미뤄졌다.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닌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김 원내대표는 “아니다. 대통령과의 자리에서는 우리 스스로 개헌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개헌을 연상케 하는 이야기도 오가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