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지켜야” VS “시기 부적절”
  • 안상수 대표 “모든 것은 의원총회에서 용광로처럼 녹여서 결론내자.” 

    홍준표 최고 “아는데, 왜 하필 임기 말에 개헌문제를 다루려 하나.”

    한나라당이 오는 25일 ‘개헌 의원총회’를 열기로 한 가운데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개헌’을 놓고 지도부간 설전이 벌어졌다.

    홍준표, 나경원 최고위원은 개헌이 시기적으로 적절치 못하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한 반면 안상수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는 국민들과의 약속은 지켜야 하니 이 문제를 예정된 의총에서 결정하자고 설득에 나섰다.

    이날 회의에서 홍준표 최고위원은 안상수 대표의 모두발언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포문을 열었다.

  • ▲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홍 최고위원은 “18대 국회 들어와서 개헌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여야 지도부가 오래전 합의를 했다”며 “그런데 3년 동안 개헌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지 않고 미뤄 오고 있다가 임기 말에 와서 개헌문제를 뒤늦게 다루려고 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늘 아침 보도를 보니까, 개헌 때문에 당내 계파 갈등이 생기고 있는데 참으로 걱정스럽다”면서 “차기주자들이 가시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또 다시 개헌문제로 갈등이 불거지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경원 최고위원도 “홍 최고위원의 말에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며 “사실상 지금 개헌 논의를 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된다”고 거들었다.

    나 최고위원은 “우리는 17대 노무현 전 대통령 정권 말기에 원 포인트 개헌제안을 거부한 적이 있다. 그래서 이 시기에 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로 모양상 안 좋다”고 부연했다.

    그러자 안상수 대표가 반박하고 나섰다. 안 대표는 “18대 국회에서 개헌을 논의하자고 한 것은 모든 정당이 약속했기 때문에 국민에 대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그것이 빠르고 늦고, 가능하고 가능하지 않고는 의총에서 의논해보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미리 최고위원회의에서 된다, 안 된다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모든 것은 의원총회에서 용광로처럼 녹여서 모든 결론을 내면 된다”고 제안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도 안 대표의 의견에 동의했다. 김 원내대표는 “개헌이 차기주자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라며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 줄서기가 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서로 자극적인 용어는 삼가주기 바란다. 이 부분은 워낙 요구가 많기 때문에 최고위원회의에서만 결정할 문제가 아니고 의총에서 반드시 한번 걸러야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개헌’ 여부를 둘러싸고 점차 당 내에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앞으로 열리는 ‘개헌 의총’에서도 찬반 측이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