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서 27% 대 16%..전국적으론 푸틴에 뒤져 내년 대선엔 "서로 합의해 출마자 결정"
  • 내년 대선을 앞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주민들이 차기 대선 후보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을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보다 더 선호하는 것으로 최근 여론조사 결과 드러났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푸틴 총리를 앞선 것은 처음이다.

    러시아 여론조사 전문기관 '레바다센터'가 지난해 12월 17~21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2년 대선에서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가'란 질문에 모스크바 주민의 27%가 메드베데프 대통령에게 표를 주겠다고 밝혔다. 반면 푸틴 총리에게 투표하겠다고 한 응답자는 16%에 그쳤다.

    같은 기관의 지난해 9월 조사에선 응답자의 29%가 푸틴 총리, 17%가 메드베데프 대통령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밝혔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푸틴 총리의 지지 순위가 바뀐 것은 물론 메드베데프의 예상 득표율이 푸틴 득표율을 10% 포인트 이상 앞선 파격적 결과가 나온 것이다.

    모스크바에는 러시아 전체 인구(약 1억4천500만명)의 7% 정도에 해당하는 약 1천만 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모스크바 주민의 소득 수준은 러시아 전체 평균의 두 배에 가깝다.

    물론 러시아 전역의 응답자들 가운데선 31%가 푸틴 총리, 21%가 메드베데프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고 응답해 푸틴이 선두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 수치도 지난해 9월의 푸틴 총리와 메드베데프 대통령에 대한 투표 성향 36%와 17%에 비하면 메드베데프에게 크게 유리하게 변한 것이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메드베데프 대통령 지지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가운데 나왔다.

    전문가들은 자유주의적이고 개혁 성향이 강한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권위주의적 통치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는 푸틴 총리에 비해 국민들로부터 점점 더 많은 신뢰를 얻어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푸틴 총리는 차기 대선에 누가 출마할지를 서로 합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