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졸업식 일탈 방지 위해 경찰 협조 요청학교들, “겁나서 행사 진행하겠나” 불만 이어져
  • ▲ 눈물과 환희가 가득하던 고등학교 졸업식에 때아닌 경찰이 동참하게 되면서 예전같은 축제 분위기는 쉽지 않아질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해 울산 현대청운고등학교에서 학생 모두가 학사모를 쓰고 졸업식 행사를 진행하는 모습.ⓒ연합뉴스
    ▲ 눈물과 환희가 가득하던 고등학교 졸업식에 때아닌 경찰이 동참하게 되면서 예전같은 축제 분위기는 쉽지 않아질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해 울산 현대청운고등학교에서 학생 모두가 학사모를 쓰고 졸업식 행사를 진행하는 모습.ⓒ연합뉴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일선 학교 졸업식마다 경찰관을 배치키로 해 논란이다.

    경기교육청 측은 졸업시즌마다 벌어지는 일탈행위 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하지만, 학교 측과 학생들은 지나친 억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주 경기지방경찰청에 건전한 졸업식 문화 정착을 위한 협조공문을 발송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경찰과 연계한 연합교외 생활지도 실시 ▲학교별 담당 경찰관 배치 ▲졸업식 전후 및 당일 취약지역 순찰 계획 수립 ▲졸업 당일 배회학생 귀가 지도 실시 ▲유해업소에 대한 학생 출입 단속지도 등이다.

    각 학교마다 2~3명의 경찰관을 배치해 만약에 일어날 불상사를 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졸업식 학생 일탈 행위가 도를 넘고 있는데다 교사들만으로는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이 같이 결정했다”면서도 “교내로 경찰이 진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다만 교문 밖에서 지도하는 선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교육청은 이를 위해 모든 중·고등학교에 공문을 보내 졸업식 일정과 행사 및 이벤트를 보고하도록 했다. 문제가 될 만한 행사는 미리 취소토록 하기 위해서다.

    이에 각 학교들은 수십 년 동안 전통으로 이어져 온 고유한 졸업 문화가 사라지고 일률적인 행사에 그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교육청 방침이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선·후배 송별회나 동문회 모임, 학급별 레크리에이션 등까지 자제를 권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수원시 한 고등학교장은 “졸업식장에 경찰이 제복을 입고 감시하듯 지키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교육청의 이번 지침은 그냥 졸업식장을 배부하고 일찍 학생들을 귀가시키라는 말”이라며 “취지는 공감하지만 김 교육감이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