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일선 학교 졸업식마다 경찰관을 배치키로 해 논란이다.
경기교육청 측은 졸업시즌마다 벌어지는 일탈행위 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하지만, 학교 측과 학생들은 지나친 억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주 경기지방경찰청에 건전한 졸업식 문화 정착을 위한 협조공문을 발송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경찰과 연계한 연합교외 생활지도 실시 ▲학교별 담당 경찰관 배치 ▲졸업식 전후 및 당일 취약지역 순찰 계획 수립 ▲졸업 당일 배회학생 귀가 지도 실시 ▲유해업소에 대한 학생 출입 단속지도 등이다.
각 학교마다 2~3명의 경찰관을 배치해 만약에 일어날 불상사를 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졸업식 학생 일탈 행위가 도를 넘고 있는데다 교사들만으로는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이 같이 결정했다”면서도 “교내로 경찰이 진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다만 교문 밖에서 지도하는 선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교육청은 이를 위해 모든 중·고등학교에 공문을 보내 졸업식 일정과 행사 및 이벤트를 보고하도록 했다. 문제가 될 만한 행사는 미리 취소토록 하기 위해서다.
이에 각 학교들은 수십 년 동안 전통으로 이어져 온 고유한 졸업 문화가 사라지고 일률적인 행사에 그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교육청 방침이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선·후배 송별회나 동문회 모임, 학급별 레크리에이션 등까지 자제를 권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수원시 한 고등학교장은 “졸업식장에 경찰이 제복을 입고 감시하듯 지키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교육청의 이번 지침은 그냥 졸업식장을 배부하고 일찍 학생들을 귀가시키라는 말”이라며 “취지는 공감하지만 김 교육감이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