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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미국 애리조나주(州) 투산에서 벌어진 총기난사 사건으로 숨진 9살 소녀 크리스티나 그린은 9.11 테러공격이 있던 날 태어나 '희망의 얼굴'로 선정된 아이 중 하나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뉴욕타임스(NYT)는 밝고 총명해 다니던 초등학교의 학생회 간부를 맡았던 그린 양이 집 근처에서 있은 지역구 의원의 행사에 참석했다가 하원의원을 노린 총격 사건에 변을 당했다고 9일 보도했다.
그녀의 모친인 록산나 그린(45)은 "이 행사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 참석을 허락했다"고 말했다.
그린 양은 학생 자선행사에도 종종 참석하며 동물을 사랑하고 어려운 친구들을 도울 줄 아는 소녀였다.
그녀는 지난 2001년 9월11일, 즉 미국 맨해튼의 세계무역센터 건물이 테러를 당한 당일 펜실베이니아주 웨스트그로브 지역에서 출생했다. 가족들이 지금처럼 투산이 아니라 미국 동부지역에 거주할 때였다.
이날의 테러로 미국인들 모두가 많이 슬퍼했으며 그린의 가족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린의 가족들에게는 새 아기가 태어났다는 기쁨에 이날이 슬프면서고 기쁜 날이 됐다.
그린 양 자신도 이날 태어난 사실에 대해 자긍심을 갖고 있었다. 뒤에 이 테러를 기억하기 위해 당일 각 주에서 태어난 아기 1명씩을 골라 이름지은 '희망의 얼굴' 50명에 뽑혀 사람들에게 희망을 되새겨 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사진은 다른 희망의 얼굴들과 함께 한 책에 인쇄됐으며 이후 9.11 테러 관련 행사가 있을 때 모금운동 등에 쓰이기도 했다.
그녀의 모친은 "그린은 처음부터 놀라운 아이였다. 매우 총명했고 성숙했다"고 말했다.
그린양의 부친인 존 그린은 LA 다저스 야구팀의 스카우트 관리인이었으며 조부인 댈러스 그린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 리그 투수 출신으로 1980년대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감독을 맡아 월드시리즈 챔피언으로 이끌기도 했다.
조부는 이후 양키스와 메츠의 감독도 지냈다.
모친은 간호사 업무를 하기도 했으며 그린양과 그 오빠를 돌보는 전업주부로 생활하기도 했다.
그린 양은 야구집안의 피를 물려 받아 운동도 잘했다. 리틀 리그 야구팀에서 유일하게 소녀단원으로 활동했다.
그린 양은 또 어린나이에도 정치에 관심이 많아 연설도 잘했다고 모친이 전했다. 이번 지역구 의원 행사에 참석하자는 친구의 제안을 흔쾌히 허락한 것도 이런 그린양의 성향을 반영한 것이었다.
그녀의 모친은 "우리 딸은 춤도 잘 추었으며 운동이나 체조도 잘했다. 다른 아이들을 돕는 클럽에도 가입해 주변의 가정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을 도와주려고 많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