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청 동아리 ‘손으로 말해요’ 농아인 자녀 학습지도도
  • 경기도청 장애인복지과 직원들은 공통된 ‘장기’가 있다. 직원 대부분이 수화 전문가라는 것.

    이유는 한 가지다. 말을 하지 못하는 농아인 등 언어 장애를 가지고 있는 민원인들을 좀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서다.

    “처음엔 농아인들이 도청 출입을 어렵게 생각해 농아인 협회에서 근무하는 비장애인들만 찾아왔었죠. 하지만 지금은 농아인들이 씩씩하게 잘 찾아와요.”

  • 이들은 자체적으로 학습동아리 ‘손으로 말해요’를 만들어 지난 2007년부터 매달 2번씩 정기모임을 통해 수화를 배운다.

    덕분에 수화 실력은 물론 그들의 언어습관과 생활습관에 공감을 가지면서 농아인의 입장까지 조금은 이해하게 됐다고 한다.

    농아인들이 찾아오면 ‘안녕하세요’를 표현하는 간단한 수화만으로도 농아인들의 마음이 확 풀어진다.

    동아리 대표인 장애인정책담당 고재학 주무관은 “얼마 전 빼빼로데이 때는 한 농아인이 빼빼로 한 박스를 가지고 왔다”며 ”옛날엔 오라고 하면 겁이 나서 거절했지만 지금은 기회만 있으면 오려고 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농아인들이 말을 못한다고 해서 대화를 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다. 서로 얼마든지 따뜻한 마음을 전할 수 있다”고 자부심을 표현했다.

    이들은 장기인 수화로 많은 상도 수상했다. 동아리가 처음 설립되던 해인 2007년 ‘경기도 공무원 수화경진대회’에서 금상을 받았으며, 이듬해인 2008년에는 은상, 2009년에 금상, 올해도 금상을 휩쓸었다.

    수상 후 유명세를 탄 뒤로 여기저기서 공연요청이 들어왔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려웠지만 장애인들의 호응이 기폭제가 돼 지금은 흥이 나 춤도 춰가면서 공연에 임한다는 후문이다.

    평소 수화를 익혀 청각·언어장애인을 만났을 때 수화로 간단한 의사소통을 하는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부부도 경기도공무원수화대회에 올해로 3번째 참여했다. 김 지사 부부는 지난 9월 16일에 열렸던 ‘2010 경기도 공무원 수화경진대회’에서 성악가 김동규 씨의 곡으로 잘 알려진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수화로 노래하는 특별공연을 선보여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 ‘손으로 말해요’는 이밖에도 지난 2년간 농아인 가정의 자녀들에게 학습지도를 펼치며 봉사에도 열심이다.

    부모가 농아인이라는 이유로 자녀들도 언어 발달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고 주문관은 “기본적인 수화만 해도 농아인들을 이해하게 된다”며 “장애인들의 삶이 더 윤택해 질 수 있도록 수화 보급에 힘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