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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지적 상황으로 판단, '데프콘 4' 유지"
북한 군이 23일 오후 2시 34분부터 3시 42분까지 100발 안팎의 해안포와 곡사포를 발사,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군 당국이 국지 도발 최고 대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해 주목된다.
'진돗개'는 무장공비침투 등 전시 상황이 아닌 북한의 국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한 국군의 방어 준비태세를 일컫는 말로 3등급부터 1등급까지 구분돼 발령된다.
3등급은 북한의 도발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는 평시 상태를 말하며 2등급인 '진돗개 2'는 무장공비침투 등 북한 군의 국지적 침투가 발생했을 때, 마지막 '진돗개 1'은 북한 군의 도발 행위로 전면전 같은 심각한 상황이 우려될 경우 발령된다.
이날 오후 북한 군으로부터 100여발의 포격을 받은 우리 군은 즉각 북한의 해안포 기지를 향해 K-9 자주포로 80여발의 대응사격을 가했다. 이후 추가 도발시 강력 응징하겠다는 경고 방송을 내보낸 군은 국지 도발시 최고 대비 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다. 따라서 현재 전군에 '경계태세 강화' 지시가 내려진 상태다.
이와 관련 우리 군과 한미연합사령부는 연합위기관리태세 선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만일 연합위기관리가 선포되면 전쟁 발발을 염두, 대북 전투준비태세·방어준비태세인 '데프콘' 격상(3단계 이상)이 이뤄지게 된다.
총 5단계로 나눠지는 데프콘은 위로 올라갈수록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데프콘 5'는 적의 위협이 사라진 상태를 말하며 '데프콘 4'는 적과 대치 상태이나 군사적 개입이나 도발 가능성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지난 53년 북한과 정전 협정을 맺은 한국은 '데프콘 4(경계강화 상태)'가 이미 발령돼 있는 상태다.
그러나 북한이 적극적으로 군사 개입 움직임을 보여 전면전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땐 전군의 휴가와 외출이 금지되는 '데프콘 3'이 발령된다.
'데프콘 3'은 사실상 전쟁 발발에 대비한 상태로, 우리 군이 아닌 한미연합사령관에 '작전통제권'이 넘어가 우리 군이 독자적으로 판단해 북한을 공격하는 게 불가능해 진다. 한국은 지난 99년 '1차 서해교전'이 발생했을 때 '데프콘 3'가 발령된 바 있다.
이보다 한 단계 높은 '데프콘 2'가 발령되면 전군에 탄약이 지급되고, 부대 편제 인원이 100% 충원된다. 마지막 '데프콘 1'이 발령되면 동원령이 선포되고, 본격적인 전시체제로 돌입하게 된다.
그러나 한국정부와 미군은 북한과의 전면전을 원하지 않고 있어 북한이 추가적인 도발을 하지 않는 이상 전쟁 발발에 대비하는 '데프콘 3'까지 경계수준을 높일 가능성은 현재로선 많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외교안보장관회의 도중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 "'데프콘 3'으로 격상하지 않는 이유는 이번 북한의 도발을 국지적인 상황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며 "내륙이 아닌 서해 5도 지역에서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 북한 전문가는 "우리 군이 즉각 대응사격을 해 북한 군도 상당히 큰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사료된다"면서 "북한 군이 포격을 중단한 게 아닌, 잠시 보류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는 만큼 우리 군은 잠시도 긴장을 늦춰선 안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