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은 대답 안하려고 했는데…"
  • 이명박 대통령 입장에선 서울 G20 정상회의가 코 앞에 닥친 현 상황에서 국내 정치 이슈를 거론하는 것이 꺼림직할 수 있다.

    3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서울 G20 정상회의 관련 내외신 기자회견'은 가급적 '정치 이슈'가 거론되지 않길 바랐다. 특히 '개헌' 문제의 경우 자신의 발언이 가져올 폭발력을 감안할 때 피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서울 G20 정상회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뜻과 달리 '개헌'은 이날 도마 위에 올랐다.

  • ▲ 이명박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D-8인 서울 G20 정상회의 개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명박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D-8인 서울 G20 정상회의 개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이날 내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 G20 정상회의의 의의와 의제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회견에 신경도 많이 기울였다. 10여분의 모두 발언 외에도 내외신 기자들의 질문을 총 11개나 받았다. 기자회견에 걸린 시간만 총 53분.

    특히 이 대통령은 G20 관련된 질문에는 중복된 내용이라도 재차 설명하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던 중 회견 마지막에 국내 정치 이슈인 '개헌'문제가 올라왔다.

    질문은 "G20 정상회의가 끝나면 국내 정치 이슈, 특히 개헌 문제가 부각될 것으로 안다. 여당 원내대표도 'G20 정상회의가 끝나면 의원총회를 열고 공식적으로 논의하자'고 하는데 개헌의 필요성과 개헌 전반에 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것이었다.

    이 대통령은 질문을 받자 "헌법 개정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답변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개헌은) 정부가 직접 관여하고 주도할 생각이 없다. 이해해달라"는 기존의 입장을 재차 설명했다.

    그러나 내심 이 부분이 언론에 크게 부각될 것이 신경쓰였는지 "오늘 이 문제는 너무 언론에서 크게 다루지 말고 G20을 다뤄달라. (개헌에 대해선) 대답 안하려고 했는데 존중하는 입장에서 답변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 대통령 연단 좌우에는 G20 정식 회원국인 20개국과 초청 5개국, 유엔기 등 모두 26개의 스탠딩 국기를 배치했다.

    이날 회견에는 내외신 기자 160명이 참석했고, 정부 측에서는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사공일 G20 준비위원장, 임태희 대통령실장, 정진석 정무수석, 홍상표 홍보수석 등이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