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충격증언…태진아 측 "대꾸할 가치 없다" 일축
  • 지난달 27일 "가수 태진아에게 인격적인 모욕을 당했다"며 사과를 요구하는 글을 올려 파문을 일으킨 작사가 최희진이 "과거 유산한 사실이 있다"는 충격적인 주장을 제기했다.

    4일 오후 8시경 서울 모 병원에서 취재진과 만난 최희진은 "2년 전 이루의 아이를 가졌었다"고 밝힌 뒤 "당시 임신 사실을 안 태진아가 집으로 찾아와 아이를 떼기 위해 온갖 회유와 협박을 가했었다"고 주장했다.

    최희진은 "2008년 12월 경 뱃속 아이의 초음파 사진을 이루에게 핸드폰으로 보냈고 같은 사진을 태진아에게도 보냈다"면서 "그러자 집으로 찾아온 태진아가 '아는데로 가서 애를 떼자'고 주장하며 몸싸움을 벌였는데 얼마나 심했는지 그만 애를 흘려버렸다(유산했다)"고 밝혔다. 최희진의 주장에 따르면 유산을 할 당시 임신 4주 반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희진은 수년 전 태진아가 이루와 헤어질 것을 강요한 사실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자신에게)협박과 폭행을 가하고 제 뒤에 사람을 붙여서 저를 감시한 적도 있었다"면서 "가장 심한 건 폭행이었고, 처음에는 좋게 얘기하다가 끝까지 내가 '의견을 굽히기 싫다'고 하자, '네가 우리 집을 망하게 하려고 그러는구나'라고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 ▲ 최희진 미니홈피
    ▲ 최희진 미니홈피

    최희진은 "당시 이루의 아기를 가졌었는데 임신 사실을 안 이루는 처음엔 당황하더니 이내 '아이를 낳자'고 말했다"며 "이루는 착하고 순수했다"고 회상했다.

    최희진은 "'어떻게 찾아온 아기인데…보내기는 싫다. 그냥 낳자' 이런 말을 이루가 했다"면서 "하지만 내가 아이를 가진 것을 알게 된 태진아 선생님이 저에게 달래기도 하고 회유도 하면서 협박을 했다"고 밝혔다.

    최희진은 "당시 혼자 있는 게 너무 무서워 엄마를 집에 불렀는데 태진아 선생님이 찾아와 몸싸움이 벌어진 것"이라고 설명하며 "그때 사건은 제 어머니가 너무 잘 알고 계신다'고 말했다.

    최희진은 "임신 사실을 처음 이루에게 말했을 때, 이루가 '많이 생각해 봤는데 기쁘고 신기하다'며 '내가 아빠에게 잘 말할께'라고 밝혀 그냥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런데 우유부단한 면이 없지않던 이루가 아빠에게 말을 못하고 차일피일 시기를 미루는 것을 보면서, '제가 아기를 갖게 됐습니다'란 문자와 함께 콩알만한 크기의 태아를 찍은 초음파 사진을 핸드폰으로 전송했다"고 밝혔다.

    최희진은 "내가 초음파 사진을 보내자 태진아 선생님은 바로 다음날 자신의 양아들을 집으로 보내 200만원을 건넸다"면서 "당시 받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 분이 그냥 일어섰다"고 밝혔다.

    최희진은 "뱃 속의 아이도 생명인데…난 결혼 못해도 좋고 싱글맘으로 살아도 좋다는 마음뿐이었다. 하지만 저쪽에서 입에 담지 못할 'XX년이 우리 집안 말아먹으려 한다'며 폭언을 퍼부었다"고 주장했다.

    울음섞인 목소리로 이같은 충격적인 사실을 토로한 최희진은 본지와의 인터뷰 직후 다시 전화를 걸어와 "아직은 때가 아니다. 나중에 공개할 테니 유산 얘기는 쓰지 말아달라"는 당부를 했다. 또 '초음파 사진 등 당시 임신 사실을 입증할 만한 증거를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나중에 말씀드리겠다"며 말문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이날 최희진이 주장한 발언의 진위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보도 여부를 망설이던 찰나, 최희진은 오후 10시 17분 자신의 미니홈피에 본지에 털어놨던 이야기들을 기술하는 대범함을 보였다.

    최희진은 "이제 늦어버린 사과 따위는 안 받아도 돼. OO자 태진아. 이젠 선생님이란 호칭을 못 붙이겠어. 이루는 낳자고 했던 내 아기...돌려줘. 이루야, 내가 핸드폰으로 보낸 애기 첫 초음파 사진 기억하니? 넌 당황했지만 내게 낙태를 권하진 않았어. 넌 끝까지 나와 아이를 지켜주진 못했지만, 널 원망 안하려고...태진아씨도 기억하시죠? 제가 보여드린 애기 초음파 사진. 사람을 직접 죽여야 살인이 아냐...당신이 강제로 죽인 내 아기 살려내...보고싶은 우리 애기. 날마다 어느 구천을 떠돌고 있을까? 불쌍해 미쳐 돌 것 같아. 생살을 칼로 베어내는 고통이 이만 할까."란 장문의 글을 미니홈피에 게재하며 자신이 태진아로부터 낙태(유산)를 강요 받았다는 믿기 힘든 주장을 늘어놓았다.

    문제는 최희진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그 어떤 정황이나 증거가 포착되지 않은 점이다. 최희진은 '이같은 주장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 자료가 있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고 '법적 소송을 고려 중이냐'는 질문에도 시종 "사과만을 요구한다"는 아리송한 답변을 내놨다.

    낙태 강요나 폭력 행사는 문자 그대로 범죄 행위다. 만일 최희진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충분히 소송을 통해 가해자의 처벌을 요구할 수 있고 당사자가 꺼려할 경우 제3자라도 나서서 고발할 수 있는 높은 수위의 범죄에 해당한다.

    최희진은 태진아 측이 자신에게 건넨 돈의 성격을 '뱃 속의 아이를 지울 것을 요구한 것'이라고 단정지었다. 이처럼 한 여자로서 아이를 지울 것을 강요받고 폭행을 당했다면 이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최희진은 "법적인 대응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진실로 사과만을 바란다"는 원론적인 얘기만 되풀이 했다.

    사과만을 바란다면 올해 초 1억원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왜 보냈을까? 너무나도 당연한 의문에 대해 최희진은 당시 태진아 측에 보낸 자료에는 유산에 대한 내용이 들어있다며 자신이 요구한 사항들은 정당하다는 논리를 전개했다.

    최희진은 지난달 28일 태진아의 법률대리인이 반박 성명을 내보낸 직후 "고소를 하니, 협박을 했니, 거액을 요구했니 하면서 화들짝 당황 플레이 한 건 선생님 쪽"이라면서 "1억 하하...10억 100억을 요구해도 할 말 없으시잖아요? 사람 인연과 한 사람의 삶을 어떻게 돈으로 계산할 수 있겠어요? 제가 1억을 요구 했다고 주장 하시려면, 왜 돈을 요구했는지도 밝히셔야 앞뒤가 맞아 떨어지겠죠?"라고 밝혀 태진아가 자신에게 가한 언행은 자신이 1억을 요구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의 수준이었음을 강조한 바 있다.

    결국 최희진이 바라는 '사과' 속에는 진심으로 우러나는 사과 외에도 어느 정도의 '물질적 보상'이 포함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바꿔말하면 물질적인 보상이 이뤄지면 법적인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 ▲ 최희진 미니홈피
    ▲ 최희진 미니홈피

    상상만 해도 참혹한 최희진의 이같은 주장은 과연 사실일까?

    이 부분에 대해선 네티즌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 네티즌은 "지난달 30일과 9월 1일 포털사이트 블로그들을 살펴보면 최희진이 주장하는 것처럼 최희진이 이루의 아이를 임신한 이후 해당 사실을 파악한 태진아가 최희진을 협박하고 낙태를 강요하는 식의 시나리오가 적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아마도 최희진이 이같은 시나리오를 접하고 실제로 행동에 옮긴 것일 수도 있다"고 주장, 최희진의 '임신·유산설'은 가공된 거짓이라고 단언했다. 이와 비슷하게 "이 여자 정말 제 정신이 아닌듯 ㅎㅎ 명예훼손으로 고소 당하기전에 적당히 하시지"라고 말하며 최희진의 발언 수위가 정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을 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그러나 또 다른 네티즌은 "거짓말 치고는 너무나 구체적"이라면서 "미니홈피에 올린 글을 보면서 나조차도 용서하기 힘들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혀 최희진의 주장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최희진이 제기한 이같은 주장과 추측에 대해 태진아 측은 "일관되지 못한 최희진의 주장에 일일이 대응할 가치조차 못 느낀다"며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분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기사화하는 것도 문제"라고 밝혔다.

    진아기획의 조유명 대표는 4일 밤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사건 초기부터 우리가 일절 대응을 하지 않고 있어 이를 두고 일각에서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신 것 같다"면서 "최씨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우리 역시 자료를 차곡차곡 정리하고 있으며 때가 되면 모든 사실을 소상하게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우리라고 화가 안나고 분통이 터지지 않겠느냐"며 "공인에 대한 일반인의 시선은 이미 최희진은 피해가 태진아-이루 부자는 가해자란 인식으로 굳어져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최씨의 주장에 일일이 대응할 수록 손해를 보는 것은 공인인 태진아 사장님과 이루씨이기 때문에 대응을 자제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임신 혹은 유산설에 대해서도 "그 분이 임신을 정말로 했는지,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우리는 확인할 길이 없다"면서 "일방적으로 사실 확인이 되지 않는 이야기를 주장한다고 해도 이는 어디까지나 최씨의 주장일 뿐 사실을 말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알아 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자신이 가진 10장의 카드 중에서 단 1장만 오픈했다는 최씨의 글을 읽었다"면서 "임신·유산설이나 음독설이 이들 카드 중 하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차라리 또 다른 카드는 없는지 속시원히 다 밝혀줬으면 좋겠다"며 "나 역시 최씨가 어떤 것들을 공개할지 궁금하다"고 맞받아 쳤다.

    조 대표는 "4일 오후 '자신이 음독을 했고 곧 병원에 입원할 예정'이라는 최씨의 발언이 담긴 인터넷 기사를 봤다"며 "아니, 그 어떤 사람이 음독을 한 뒤 병원에 갈 것이라는 예고를 하느냐"면서 "보통 사람이라면 음독을 할 경우 조용히 혼자서 하지, 언론에 '나 음독했다'고 떠들진 않는다"고 밝혔다.

    "이처럼 최씨의 주장에 일관성이 없고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언급한 조 대표는 "증거 자료가 다 모아졌을 때 (법적 대응을 포함)언론 분들을 모시고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본지와의 인터뷰 직후 태진아 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법적대응을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는데, 태진아 측 법률대리인인 조모 변호사는 4일 머니투데이에 "최희진씨로 부터 협박과 돈 요구를 당했다는 피해자들이 또 있다. 그러한 피해자들중 2명을 이미 태진아씨가 만나봤으며 더 추가될 수도 있다"며 "그 중 한 명이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고 해서 그 사람의 도움을 받아 법적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