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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이 24일 북한 김정일이 평양교예단의 종합교예(서커스)공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한 가운데 김정일의 근래의 공연 관람 보도가 거짓일 수 있다는 관측이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 나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보도에서 “평양교예단은 체력교예 '다각비행', 수중교예 '집체조형, 희극교예 '두 동무' 등 국제교예축전에서 금상을 받은 작품들을 무대에 올렸으며, 김 위원장은 공연 관람 후 ‘사회주의적 민족 교예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주체를 확고히 세우고 사회주의적 내용에 민족적 형식을 옳게 결합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하지만 이 보도 역시 “김정일의 건재를 알리기 위해 만들어낸 보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지난 20일 북한방송 분석 전문단체인 일본의 라디오프레스는 “지난 20일 김정일의 예술단공연 관람 보도는 과거 보도의 복사판”이라고 밝힌 바 있다.
라디오프레스는 지난 20일 조선중앙방송 등이 공개한 김정일의 평양방직공장 및 김정숙평양제사공장 예술단 공연 관람 보도내용을 분석한 결과 과거의 공연 관람 보도내용과 대부분이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라디오프레스는 “과거에 북한 매체의 김정일 동정 보도에서 이전에 사용된 보도 내용 일부가 재사용되는 경우는 있었다”고 밝히고 “하지만 대부분의 내용을 그대로 재사용되는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분석했다.이들의 분석에 따르면 20일 보도는 지난해 11월 22일 김정일의 공장 및 기업소 산하 예술단 공연 관람 보도의 내용을 대부분 그대로 사용했다는 것. 다른 부분이라면 수행원 명단이나 공연 상연 목록 등으로 김정일의 발언까지 같다는 것이다.
북한은 흔히 김정일의 흔적이 관심사가 될 경우 북 매체 등을 통해 김정일의 ‘건재’를 알리는 방법을 자주 사용해왔다. 지난 6월 2일엔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 이후 자취를 감췄던 김정일이 12일 만에 북한 언론에 등장하기도 했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일이 최근 인민군 호위사령부인 제963군부대의 예술선전대 공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김정일은 공연 관람 후 “인민군 군인들은 수령결사옹위정신, 육탄정신을 간직한 불사신의 용사들로 자라났다”며 “이 무적의 대군이 조국방선을 사수하고 있기에 우리의 사회주의는 필승불패”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중병을 앓고 있는 김정일에게 의료진이 짧은 시간의 공연 관람을 권한 바 있다”고 밝힌 바 있다.이 같은 판박이 김정일 공연관람 보도에 대해 한 북한 전문가는 “대역을 썼거나 북한 매체가 자체적으로 김정일의 건재를 확인시키기 위해 허위보도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일이 건강 악화로 자신을 빼닮은 대역 두 명을 활용하고 있다는 것은 한국 관계기관도 확인한 사실”이라며 북한 매체들이 김정일의 현지지도 사진을 최근 들어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방중 때 드러난 김정일의 병색 깊은 얼굴을 대역들이 소화하지 못하고 있거나 그가 아니면 현지지도 자체가 조작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또 다른 한 북한 전문가는 “김정일의 대역 사용이나 언론 조작이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고 “사진이 없는 보도나 이전과 동일한 내용의 기사가 ‘재사용’된다면 김정일의 중병, 혹은 그 이상의 가능성도 의심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