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당국이 44년만에 당 대표자회를 개최하는 이유는 비대해진 국방위원회 권력을 노동당을 통해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13일 열린 대학생 대상 강연회에서 "김정일이 지난 몇 년간 군에 의존한 통치를 지속해왔는데 그 핵심이 국방위원회였다"면서도 "지나치게 군의 위상이 높아져 오히려 김정은의 권력 승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고 데일리NK가 14일 전했다 .

    황 전 비서는 "김정일이 군을 통해 경제난 등 체제 위기를 해소해왔지만 실제 가장 두려워 하는 것도 군대"라며 "군이 위세가 강하면 오히려 후계자에게 반기를 들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군에 대한 당적 통제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들어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일은 자신이 군을 통제한 것처럼 김정은이 군대를 관리 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전 비서는 “실제 국방위를 과거와 같이 군에 대한 형식적인 지원조직으로 전환시킬 수도 있다”며 "김정일은 점차적으로 당 정치국과 비서국을 통해 권력 전반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국방위는 과거와 같은 성격으로 후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김정일은 정치-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군을 통해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군대를 직접 동원해 북한을 손쉽게 통치할 수 있었다"면서도 "후계자 구축과정에서 북한 주민들을 사상적으로 통일시키는 것은 당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을 김정일이 간파하고 있기 때문에 서둘러 당대표자회를 개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