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과 초콜릿, 안정적인 민주주의를 가지고 있는 가나와 풍부한 석유 자원을 갖고 있는 나이지리아, 두 나라가 이번 월드컵을 통해 완전히 명암이 갈렸다.
    인구 2천만명에 불과한 가나는 아프리카 국가로는 유일하게 8강에 진출해 3일 우루과이와 맞붙게 되면서 개최 대륙의 자존심을 지켜 달라는 대륙 전체의 성원을 받으며 경기에 임할 예정이다.
    그러나 1억4천만명의 인구를 가진 나이지리아는 1무 2패의 부진한 성적을 안고 귀국한 뒤 대표팀이 해체됐고 나이지리아 축구협회는 횡령 등의 혐의로 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아프리카의 전통적인 축구 강호인 두 나라가 지금까지의 월드컵 결과를 통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지난 2년 반 동안 양국의 준비 과정과 두 나라의 사회적 성숙도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단합된 아프리카:축구, 열정, 정치, 그리고 아프리카 대륙의 첫 월드컵'이라는 책을 낸 스티브 블룸필드는 "가나는 그들의 은행계좌 보다는 축구의 전반적인 복지에 더 관심을 기울였다"면서 "가나가 나이지리아 보다 더 나을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탄탄한 지역 리그와 안정적인 협회를 보유하고 있는 가나는 정부로 부터 간섭을 덜 받으면서 지난해 20세 이하 세계 축구 선수권을 제패했고, 올해에는 인구가 10배나 많은 미국을 제치고 아프리카 대륙 국가 중 유일하게 16강에 이어 8강에 진출해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의 전폭적인 성원을 받고 있다.
    크웨시 미안타키 가나 축구협회 회장은 "우리 팀의 성공은 아프리카의 이미지를 높일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전체 아프리카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아프리카 대륙의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는 사회의 전반적인 부패로 인해 천문학적인 돈을 헛되게 낭비해 왔으며, 축구 기반 시설에 대한 투자를 거의 못해 올해 초 17세 이하 세계 선수권 대회 유치 때 곤욕을 겪기도 했다.
    또 가나는 지난 2년 반 동안 같은 감독 밑에서 훈련에 임했지만, 나이지리아는 월드컵을 불과 3개월 남겨 놓고 스웨덴 출신의 라스 라거백 감독으로 교체했다.
    나이지리아 축구협회는 남아공에서 선수들이 묵을 호텔조차 제대로 예약하지 않아 경기장에서 한창 떨어진 아직도 공사중인 호텔을 잡았다가 이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자 뒤늦게 취소하고 새로운 호텔로 옮기기도 했고, 대표팀이 런던에서 전지훈련을 마치고 남아공으로 떠날 때는 비행기 고장으로 하루 연착하는 등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고 WSJ는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