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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57) SBS 축구해설위원이 아들 차두리(30) 선수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차 위원은 27일(한국시간) 자신이 운영 중인 미투데이에 "두리한테서 자꾸 문자가 오네. '정말정말 아쉽네요. 난 이기는줄 알았어요'라면서"라며 "설마 아직도 울고 있는건 아니겠지"라는 글을 남기며 지난밤 눈물을 쏟아낸 아들을 염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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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아공 월드컵 SBS 축구해설위원 차범근 ⓒ 연합뉴스
지난 26일 남아공 넬슨 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우루과이와의 16강전 경기에서 한국은 1대 2로 아쉽게 패했다.
원정 첫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던 국가대표 선수들과 허정무 감독은 경기 직후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한 채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 돼 많은 축구 팬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특히, 이번 월드컵 경기 내내 지칠 줄 모르는 체력으로 '로봇'이라는 별명을 얻어 화제가 된 차두리는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눈물을 꾹꾹 닦아내는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에 차 위원은 "두리놈이 엉엉 우니까 내 코끝이 아프더라. 지는 울어도 되지만 나는 마이크가 있는데…"라고 당시 눈물을 삼켰던 심정을 토로했다.
또한, 허정무 감독에 대한 발언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16강에 올랐을 때 정말 축하하고 싶었는데, 그러다가 두리 잘 봐달라고 저런다며 우습게 될까봐 참았지."라며 "16강에 오른거 축하하고 고마워! 우리 아들 잘 뛰게 잘 가르쳐줘서 더 고맙고"라고 밝혀 월드컵 기간동안 표현할 수 없었던 부정(父情)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차 위원은 후배 선수들에게 "하루 아침에 되는 일은 없어. 우리가 봐도 이전처럼 주눅드는게 없어졌잖아"라며 "그게 실력이라는거야. 이제 며칠 지나고 정신차리면 두리의 잘난척이 시작될텐데 은근히 신경 쓰여. 2002년 마치고도 자기는 워드컵 4강 선수라며 어찌나 잘난척 하는지"라고 재치있는 글로 선수들을 위로했다.
이어 '캡틴' 박지성 선수에게는 "수고 많았다. 질문 중에 너 피부가 좋아졌다며 날더러 영국에서 어느 피부과 다녔는지 알아봐 달라는게 있더라. 아마 너가 잘생겨 보인다는 얘기겠지."라고 적었으며, 이영표 선수에게는 "오래 축구해라. 선수 할 때가 젤 좋다"라고 당부했다.
또 안정환과 이운재에게는 "많이 아쉽겠지만 감독을 지낸 내가 가장 잘 안다. 팀이 여기까지 올려면 벤치를 지키는 고참들이 자신들의 아쉬움을 얼마나 삭이고 참아줘야 하는지. 내가 대신 고맙다고 할게. 골프 한 번 낼게"라며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봐야만 했던 자신의 제자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