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시간으로 16일 오전 3시 30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엘리스파크에서 열린 G조 경기에서 북한이 '최강' 브라질을 맞아 전반까지 0-0을 기록할 정도로 팽팽한 대결을 펼쳐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이날 북한팀의 최전방에서 브라질 문전을 위협한 정대세(27) 선수에 각국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 월드컵 경기 시작전부터 뜨거운 눈물을 보인 '인민루니' 정대세. ⓒ 연합뉴스
    ▲ 월드컵 경기 시작전부터 뜨거운 눈물을 보인 '인민루니' 정대세. ⓒ 연합뉴스

    이날 경기에서 북한은 후반전에 두 골을 내주며 패배, 조별 순위 최하위에 머무는 결과를 보였으나 내용면에서 브라질의 공세를 잘 방어하고 후반 막판 한 골을 만회하는 등 나름대로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특히 북한의 '원톱' 정대세는 이날 북한팀에서 유일하게(?) 브라질 수비진을 상대로 돌파를 시도하며 패스와 슈팅을 시도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과의 경기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일부 외신은 경기 전 북한 국가가 울리는 동안 눈물을 글썽인 정대세의 얼굴 사진을 1면 톱에 배치하며 동양의 낯선 선수가 안겨준 '신선한 충격'을 곱씹는 분위기다.

    네티즌 "박주영-정대세 투톱이면 세계 최강"

    그런데 북한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뛰고 있는 정대세의 아버지가 '한국 국적' 소유자라는 사실이 알려져 네티즌 사이에 또 다른 화제거리를 낳고 있다.

    사실 정대세가 국가대표로 세계 무대에서 뛰기 위해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조선' 국적을 취득했다는 내용은 축구계에선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다수의 네티즌들은 '인민 루니'로 불리는 정대세가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할 수도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반응이다.

    한 네티즌은 "모나코의 왕자 박주영과 인민 루니 정대세가 투톱으로 나서면 그야말로 하드웨어와 테크닉이 결합된 세계 최고 수준의 공격 자원이 될 수도 있었는데 정말 아쉽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재일교포인 정대세는 가족 모두가 한국 국적을 갖고 있으며(어머니 제외), 친형 정이세는 한국에서 축구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정대세는 월드컵 무대에 국가대표로 서기 위해 미련없이 한국 국적으로 누릴 수 있는 모든 권리를 포기하고 '조선'이라는 낯선 국적을 선택했다. 그러나 실체가 없는 '조선'으로의 국적 변경은 아직까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이라는 국적은 일본 내 조총련계에서만 통용되는 말로 사실상 무국적 상태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지도상에 존재하지 않는 '조선'을 국적으로 선택한 정대세의 월드컵 참가는 각고의 노력을 필요로 했다. 정대세는 FIFA에 직접 청원서를 제출하며 자신의 특수한 상황을 설명했고 다행히 FIFA는 이같은 처지를 감안, 정대세를 북한 대표팀의 일원으로 인정했다. 국적불명의 국적까지 바꾸는 모험을 하며 월드컵 무대 진출의 꿈을 이룬 정대세, 눈물과 투혼이 남다른 사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