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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이유라도 알았으면…정말 답답하다"
'엘프녀'로 이름을 알린 한장희가 본격적인 가수 활동을 앞두고 돌연 "연예계를 떠나겠다"는 입장을 소속사에 통보한 뒤 잠적해 파문이 일고 있다.
한장희가 속한 여성듀오 '폭시'의 소속사 MC엔터테인먼트 김민철 대표는 8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소속 가수들을 믿고 최대한 자율성을 부여하는 등 나름대로 배려를 잘 해줬다고 생각하는데 월드컵 시즌을 목전에 두고 이런 일이 벌어져 안타깝고 황당하다"면서 "부모님에게도 연락을 시도했지만 전혀 연결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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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과거 한장희가 한 차례 잠적 소동을 벌인 전력이 있어 계약을 망설였지만 '2010 월드컵'에선 엘프녀에 이어 폭시가 또 하나의 이슈로 떠오를 수 있겠다는 판단에 지난 2008년 10월 정식계약을 체결했다"며 "1년 6개월 간 트레이닝을 거친 끝에 올 3월 싱글을 발매했고 드디어 월드컵 시즌이 도래했는데 해당 가수가 잠적해 버려 큰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김 대표는 "폭시의 모든 활동을 '남아공 월드컵'에 맞춰왔기에 한장희의 무단 이탈은 멤버 다함과 소속사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겨줬다"면서 "당장 스케줄이 잡혔던 이달 행사와 방송을 줄줄이 취소할 수 밖에 없어 크나큰 금전적 손실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월드컵을 겨냥, 그동안 홍보 활동 대부분을 한장희에게 맞춰 와 폭시의 다함에게 미안함 마음이 있던 차에 이런일까지 벌어져 당황스럽다"면서 "서로에게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한장희가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는다면 이번 사태로 빚어진 금전적인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강도높은 법적 대응을 할 수 밖에 없다"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신인가수가 아무런 트러블도 없이 갑자기 잠적했다는 게 납득이 되질 않습니다. 무단 이탈 전 심각한 다툼을 벌인 적도 없었나요?
▲애들한테 정말 잘 해주려고 했습니다. 저희가 큰 회사도 아니고 아이돌 거느린 회사처럼 혹독하게 트레이닝 시킬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최대한 자율성을 부여했고 남자 친구 문제 하나 터치를 안했습니다. 그냥 서로를 믿고 가는 시스템이었죠. 다만 지난달 갑자기 장희로부터 전화가 와서 이상한 얘기를 하길래 제가 뭐라고 혼을 낸 적은 있습니다.
- 무단 이탈한 시기는 언제인가요?
▲전화 상으로 제가 한 마디 건넨 그 다음날부터 연락이 안되더라구요. 그 때가 5월 24~25일경이었는데 문제는 이틀 뒤가 바로 스타화보 제작발표회가 있던 날입니다. 다행히 발표회장에 장희가 도착은 했는데 혼자 온 것이 아니라 변호사와 경호원을 데리고 왔습니다. 기가 막혔습니다. 잠적한지 이틀만에 나타나선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변호사를 대동한 모습이란…. 정말 많은 생각 끝에 이러한 행동을 한 것인지, 아니면 오래전부터 철저한 준비를 해왔던 건지 도통 모르겠더군요. 만일 다른 회사에서 장희에게 바람을 넣었다면 다함이도 눈치를 챘을 텐테 전혀 행동이나 말투에서 그러한 것을 감지하지 못했습니다.
-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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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년 독일월드컵 당시 응원을 펼치던 한장희의 모습.
▲잠적한 것은 두 번째입니다. 2005년에 폭시 멤버로 가계약을 한 상태였죠. 녹음도 어느 정도 마쳤고 앨범 발매를 서두르고 있던 시기에 갑자기 장희가 증발해 버린 겁니다. 하지만 그때는 활동 전이었고 전속 계약을 체결한 것도 아니어서 당시 장희에게 아무런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어요. 대신 녹음분을 다 지워버리고 2인조로 폭시를 데뷔시켰죠. 그래서 장희는 생각도 안하고 지내다가 나중에 다함이가 우연히 장희를 다시 만나 서로 친해지는 상황이 됐습니다. 2008년 다함이가 장희가 꼭 같이 하고 싶다는 의견을 제시했는데, 당시엔 제가 몹시 반대했어요. 과거에 한 번 팀을 이탈한 전력이 있는 사람은 또 그럴 가능성이 있다. 다시금 그런 일이 발생하면 그땐 어떡할거냐는 논리를 내세웠죠. 하지만 다함이가 강력하게 설득했고 저 역시 엘프녀에 이어 2010년 월드컵엔 폭시가 이슈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장희를 만나봤습니다. 대화를 나눠보니 장희가 그동안 세상풍파를 많이 겪고 정신적으로 한층 성숙해졌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전속 계약을 맺었죠.
- 이탈하기 전에 무슨 전조같은 것도 없었나요?
▲1년 6개월 간 가수 데뷔를 위한 트레이닝을 시켜왔는데 트러블이라기 보다는…, 좋은 성과를 얻기 위해 꾸지람, 질책 등은 했었죠. 이런 저런 것도 준비를 하고, 안무를 연습실에서만 하지 말고 집에서도 좀 준비를 해라는 사소한 주문들이었습니다. 자켓사진을 찍어야 되는데 연락이 안돼 화를 좀 내고 꾸지람을 한 적은 있지만 심각하게 다투어 본 적이 없습니다.
- 혹시 계약서에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음반 발매후 2년 간 함께 활동한다는 내용이 적시됐습니다. 요즘 계약서들에 비하면 무척 짧은 편이죠. 제가 아무리 상대방 입장이 돼서 계약서를 훑어봐도 노예계약이라고 여길 만한 조항이 없어요. 2년을 서로 지켜보고 재계약 의사가 있으면 원하는 부분을 다시 갱신하자는 게 주 골자입니다.
- 마지막으로 한장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는 지난 5년간 '폭시' 한 팀에만 올인해왔습니다. 저 뿐 아니라 다함 역시 자기 인생에 있어서 이번 앨범 활동이 너무나 중요하고 소중하다는 건 장희가 더욱 잘 알겁니다. 일단 장희의 진짜 심정을 듣고 싶습니다. 스타화보 제작발표회 때 잠깐 만난 것 외엔 열흘 째 아무런 연락도 없습니다. 단지 변호사 측으로부터 연예인 생활을 더이상 지속할 수 없다는 입장만 통보 받았을 뿐, 떠나간 이유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저에게 시간이 많은 것도 아니고 다함이한테도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조금 더 기다렸다가 장희로부터 별다른 반응이 없으면 법적인 조치를 취할 계획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