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문만 무성하던 e스포츠 승부조작이 사실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는 스타크래프트 게이머를 매수해 승부를 조작토록하고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거액의 배당금을 챙긴 이들을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승부조작에 참여한 현직 프로게이머 2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돈을 받고 일부러 경기에서 지는 등 승부조작 혐의가 드러난 프로게이머 7명 중 6명은 최대 벌금 500만원에 약식 기소됐고 군팀에 소속된 1명은 군검찰로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게이머 양성학원 운영자인 박씨는 조직폭력배 김모씨와 함께 지난해 9월부터 올 2월까지 브로커 원씨 등을 통해 경기에 나설 게이머들에게 건당 200만~650만을 건네고 경기에서 고의로 지도록 사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와 김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11차례 승부를 조작, e스포츠 경기를 전문으로 하는 불법 도박사이트에 9200만원을 배팅해 배당금으로 1억4000여만원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또 브로커 역할을 한 원씨는 박씨한테서 300만원을 받고 자신이 출전한 경기의 승부를 조작, 직접 배팅하거나 친분이 있는 전직 프로게이머에게 대리 배팅을 부탁해 3500만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K3리그 축구선수인 정씨도 작년 12월 마씨를 브로커로 삼아 게이머에게 300만원을 건네고 승부조작으로 1200만원의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브로커들은 승부조작에 나선 게이머에게 전달해야 할 돈 가운데 200만원을 중간에서 가로채기도 했다. 승부조작은 주로 매수된 게이머가 경기 전 자신의 전술을 상대방에게 미리 알려주거나, 경기 중반 우세를 유지하다 갑자기 방어를 낮춰 막판에 패하는 방법 등이 사용됐다.

    검찰은 이들 이외의 승부조작 행위는 발견하지 못했고 감독이나 소속팀 관계자가 조직적으로 범죄에 연루된 정황도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