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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2일 핵융합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고 발표해 파문이 일고 있다.
노동신문은 조선중앙통신을 인용, "조선의 과학자들이 핵융합 반응을 성공시키는 자랑찬 성과를 이룩했다"고 밝히며 "우리 과학자들은 수많은 과학기술적 문제들을 100% 자체 힘으로 해결했고 이 과정에서 우리 식의 독특한 열핵 반응장치가 설계·제작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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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융합 발전 이미지
이어 "원천이 무진장하고 환경 피해가 거의 없는 핵융합에 성공해 새 에네르기 개발을 위한 돌파구가 확고하게 열렸다"고 주장, 핵융합 기술 개발이 무기가 아닌 에너지 원천을 얻기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핵융합 기술은 원자폭탄(A-bomb) 위력의 750배에 달하는 수소폭탄(H-bomb) 제조를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북한이 원자폭탄에 이어 수소폭탄이라는 또 하나의 가공할 만한 무기를 손에 쥘 수 있음을 시사해 향후 국제 사회에 큰 우려를 낳게할 전망이다.
핵융합 위해 '1억도 이상' 고온 필요
핵융합은 태양이 스스로 에너지를 내는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중수소와 3중수소(트리튬)가 융합해 헬륨으로 형성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안전하게 제어해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 핵융합 발전이다. 하지만 이를 연쇄적으로 폭발시키면 가공할 만한 위력을 지닌 수소폭탄으로 돌변하게 된다.
핵융합이 미래의 대체·대안에너지로 각광받는 이유는 원료가 무한하고 환경오염을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원자력과 달리 방사능 오염도 거의 발생하지 않으며 방사성폐기물도 100년이면 방사능이 없어져 재활용이 가능하다. 더욱이 같은 양의 연료를 사용할 경우 기존 에너지보다 1천만배 이상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핵융합을 위해서는 수소를 1억도 이상의 고온으로 가열해야한다는 점에 있다. 태양이 아닌 지구에서 자체 연료를 가지고 고온을 유지해야 하기에 현재까지 핵융합 기술은 미완성 단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위해 국제사회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프로젝트를 통해 핵융합 에너지의 상용화를 공동 모색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 미국, 일본, 유럽연합, 중국, 러시아, 인도 등이 참여한 상태. 이 사업의 목표는 30년 내 핵융합 기술을 상용화 하는 것이다.
수소폭탄, 원폭 위력의 750배
핵융합으로 가동되는 수소폭탄은 이미 1952년 미국과 소련에서 폭파 실험에 성공한 바 있다. 특히 1954년 미국이 실시한 '브라보' 실험에선 2차 세계대전 당시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위력의 750배에 달하는 가공할 만한 파괴력이 입증 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보고에 따르면 이같은 위력의 수소폭탄 100개가 터지면 지구를 완전히 박살 낼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하버드대 산하 벨퍼과학국제문제연구소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8개에서 10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분열물질인 플루토늄은 원자폭탄(플루토늄폭탄) 제조를 위한 필수적인 에너지원이다. 이 연구소에 의하면 북한은 9년 안에 14개에서 18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게 될 것으로 추정했다.
만일 북한이 핵융합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는 주장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북한은 핵분열·핵융합 두 가지의 기술을 모두 보유한 핵무기 강국으로 부상하게 된다. 그러나 북한이 이를 무기, 혹은 에너지원으로 상용화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추측된다. 50년 전에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한 미국과 러시아도 현재까지 1억도 이상의 고온을 얻는데 기술적 난관에 부딪히고 있기 때문. 따라서 북한의 이같은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