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화 '포화속으로'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이재한 감독 ⓒ 김상엽 기자
    ▲ 영화 '포화속으로'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이재한 감독 ⓒ 김상엽 기자

    "20세기 최고의 비극 중 하나인 한국전쟁을 기린다는 사명감으로 작업했다."

    지난 10일 서울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두베홀에서 열린 영화 <포화속으로>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이재한 감독이 말 문을 열었다.

    영화 <포화속으로>는 1950년 8월, 한국전쟁의 운명이 걸린 낙동강 지지선을 지키기 위한 남과 북의 처절한 전쟁 한복판에서 교복을 입고 포화 속으로 뛰어 든 학도병 71명의 슬프고도 위대한 전투를 그린 전쟁 실화를 담은 작품.

    이 감독은 “한 민족, 한 형제, 친구가 서로 총을 겨뤘다”라며 동족상잔(同族相殘)의 비극인 한국전쟁에 대한 비참한 심경을 억누르며 말을 이어 나갔다.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의 유일한 기념작이 될 작품. 그는 전쟁터의 모습 그대로를 거스르지 않고, 혹은 감추지 않고 모두 드러낸 것이 이번 작품을 만들며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이라고 말했다.

  • ▲ 영화 '포화속으로' 제작보고회 현장(왼쪽부터 이재한 감독, 김승우, T.O.P, 권상우, 차승원) ⓒ 김상엽 기자
    ▲ 영화 '포화속으로' 제작보고회 현장(왼쪽부터 이재한 감독, 김승우, T.O.P, 권상우, 차승원) ⓒ 김상엽 기자

    학도병들의 이야기를 처음 접한 그는 피가 끓어오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 감정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었다. 선과 악의 구도로 이어지는 학도병들과 북한 장병들 간의 모습 역시 ‘모두가 한 국가의 형제이자, 인간이다’라는 균형아래 휴머니즘을 담아냈다.

    그가 최고의 장면으로 꼽는 것은 최후의 전투 장면이다. 전투 시퀀스에 대한 철저한 분석으로 배우들의 표정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는 예술적인 화면을 만들어 냈다는 평가다.

    영화 속에서 학도병을 구하기 위해 포항으로 향하는 국군 장교 강석대 역을 연기한 배우 김승우는 그에 대해 온전한 신뢰감을 나타냈다. 김승우는 “배우와 스탭 모두 감독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라며 “우리가 노력한 만큼 그 모습을 빠짐없이 카메라로 옮겨 놓았다. 잠도 없고, 체력도 너무 좋아서 따라가기 힘들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 ▲ 이재한 감독 作(왼쪽부터 컷 런스 딥,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사요나라 이츠카) ⓒ 뉴데일리
    ▲ 이재한 감독 作(왼쪽부터 컷 런스 딥,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사요나라 이츠카) ⓒ 뉴데일리

    <컷 런스 딥>,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사요나라 이츠카> 이재한 감독 그의 필모그래피는 짧지만 강렬하다. 한국에서 태어나 12살 때 도미, 뉴욕대에서 영화를 전공한 이 감독은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탁월한 감성을 스토리로 녹여내는 보기드믄 연출자다.

    그가 연출한 정우성, 손예진 주연의 멜로 <내 머리 속의 지우개>는 한국과 일본에서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진기록을 세우며 일본 내 한국영화 흥행 신기록을 세웠다. 또한 츠지 히토나리의 원작 소설을 <러브레터>의 히로인 나카야마 미호를 캐스팅해 영화화한 한국산 글로벌 프로젝트 <사요나라 이츠카>가 일본에서만 135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면서 ‘감독 한류’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연이어 멜러 영화로 한일 관객들을 사로 잡은 그의 오랜 숙원은 바로 아드레날린 넘치는 블록버스터. 빛과 카메라를 이해하고 다룰 줄 아는 감독으로 정평이 난 그의 영화는 해외에서 ‘매 장면이 액자를 넣어 벽에 걸어도 될 정도로 그림 같다’는 평을 들을 만큼 뛰어난 영상미를 자랑한다. 선 굵은 드라마와 강렬한 액션을 통해 자신의 장기를 새롭게 펼쳐보고 싶어하던 이 감독의 진가를 알아 챈 오우삼 감독은 그를 자신이 연출했던 <첩혈쌍웅>의 헐리우드 리메이크판 감독으로 발탁했다.

    그러나 헐리우드 입성을 준비하던 이 감독은 운명처럼 <포화속으로>와 조우한다.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이해 제작되는 전쟁실화, 남과 북의 처절한 싸움과 그 한복판에서 포화속으로 뛰어 든 71명 학도병의 이야기가 소름 끼치도록 생생하게 그에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영화 <포화속으로>는 한국을 넘어 헐리우드 입성을 앞둔 이 감독의 강렬한 액션과 시원한 볼거리가 가득한 전쟁 블록버스터기 전에, 인간 이재한의 가슴을 뒤흔든 슬프고도 위대한 전투,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 사라져간 이들에게 바치는 그의 진심을 담은 작품이다. 내달 17일 개봉 예정.

  • ▲ 영화 '포화속으로' ⓒ 뉴데일리
    ▲ 영화 '포화속으로' ⓒ 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