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MBC는 ‘PD수첩’보도를 통해 ‘스폰서 검찰’ 의혹을 제기했다. 1984년부터 2009년 4월까지 전·현직 검사 100여명이 한 건설업체 사장으로부터 성접대를 비롯한 향응과 뇌물을 받았다는 A4 11장 분량의 구체적 기록들이 공개됐다.

    1980년대 경남 일대에서 대형건설회사를 운영하던 정 모사장이 만든 문건에는 검찰 간부를 포함, 부장급 검사와 법무부 고위직 인사들 이름과 금품수수 내용이 기재돼 있다. 정 사장은 지난 25년 간 사업을 하면서 자신은 경남 일대 검사들의 ‘스폰서’였다고 주장했다.

  • ▲ PD수첩 보도 캡쳐
    ▲ PD수첩 보도 캡쳐

    그는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향응을 제공했으며 얼마를 사용했는지까지 조목조목 기록했다. 심지어 어느 술집에서 사용한 돈은 어느 은행에서 발행한 수표를 사용했다며 수표 번호까지 기재했다.

    이 업자는 1984년부터 2009년까지 25년 간(1993년에서 1996년까지는 제외) 자신이 접대한 검사가 2백여 명에 이르며 접대비로만 100억 원에 이른다고(물가상승분 감안할 때) 주장했다.

    문건에 거론된 인물들은 검사장급 3명, 부장검사 17명, 평검사 8명 중 현직검사가 28명 현재 변호사인 전직 검사가 29명이다.

    특히 향응 제공 사례가 가장 많았던 2003년에는 박기준 부산지검장은 한승철 감찰부장과 함께 향응을 수차례 받은 것으로 기록돼있다. 그러나 두 검사장은 PD수첩과 통화에서 “부적절한 접대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정씨는 금품 상납내역도 폭로했다. 그는 1984∼1990년 진주지청장에게 매월 200만원을, 평검사들에게는 매월 60만원의 돈을 줬다고 주장했다. 진주를 떠난 검사들도 관리대상에 올려, 서울에서 따로 만나 현금이 든 쥐포 박스를 건넸다고 밝혔다. 문건에는 ‘전원 sex’ ‘비가 내린날’ ‘행사당 100만~200만원’ 등의 기록이 남아있었다.

    또 지난해 3월 한승철 대검 감찰부장(당시 창원지검 차장검사)은 후배 검사들과 함께 정 사장으로부터 접대를 받은 사실이 기록돼있다. 문건에는 일부 검사가 당시 성상납을 받은 것으로 나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