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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 스님도, 자승 스님도 문제가 있다. 이것이 이번 봉은사 사태를 바라보는 일반적인 불교계의 여론이다.”
‘봉은사 사태’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인 김영국씨가 입을 열었다. -
- ▲ 지난 3월 23일 기자회견 당시의 김영국씨. ⓒ 연합뉴스
대한불교 조계종 대외협력위원이기도 한 김씨는 지난 3월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 주지인 명진 스님이 총무원의 직영 사찰 결정 후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의 불교계 외압설’을 주장하고 나서자 이틀 뒤인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를 사실이라고 확인해 준 바 있다.
김씨는 최근 주간조선과 인터뷰에서 봉은사 사태의 전말을 처음으로 밝혔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지난 3월 11일 임시회를 열고 봉은사를 총무원장 직속의 직영사찰로 전환한 바 있다. 김씨는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이 결정된 날 자승 총무원장이 봉은사로 명진 스님을 찾아가 ‘미안하고 참회한다. 귀신에 씌어서 그리 된 것 같다’며 사과했다고 명진 스님이 말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명진 스님이 정치권 외압설을 주장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김씨에 따르면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 문제는 짧은 기간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것. 그는 “명진 스님이 이 부분에 의구심을 품고 외압설을 주장하게 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김씨에 따르면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에 관한 안건은 3월 11일 중앙종회 임시회가 열리기 1주일 전에 갑자기 등장했다는 것.
본 회의가 열리기 전에 안건 조정회의를 거치는데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은 여기서 부결됐다. 하지만 자승 총무원장이 종회의장에게 부탁해서 직권으로 상정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김씨는 밝혔다.
김씨는 임시회가 열리는 날 법정 스님이 열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종회의원들은 임시회를 중단하고 길상사로 가자는 데 의견을 모았는데 자승 총무원장이 후순위에 있던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 건만이라도 처리하고 가자고 주장했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봉은사 건이 이렇게 사전 논의도 없이 졸속으로 처리할 사안이 아니라는게 명진 스님의 입장”이라며 “(따라서) 정치권 외압에 의해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봉은사 직영사찰 건이 통과된 당일 자승 원장은 길상사에 들렀다가 오후 늦게 봉은사를 찾아가 명진 스님을 만났다”며 “그 자리에서 명진 스님은 ‘왜, 누가(봉은사 직영사찰 지정 건을) 주도했는지’를 캐물었고 원장은 ‘모르겠다. 미안하고 참회한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또 “‘귀신에 씌어서 그리 된 것 같다’는 말도 했다”고 증언했다.김씨는 또 명진 스님에게 총무원장과 안상수 원내대표가 나눈 대화를 전달한 이유에 대해 “사태가 불거지기 전까지 명진 스님은 자승 원장을 옹립하는 데 있어서 최대 공신 중 한 분이었다”라며 “‘좌파승을 그대로 둘 거냐’는 안상수 원내대표의 발언은 그런 전제하에서 유사한 얘기가 들리더라도 대응에 있어서 수위를 높이지 말아주실 것을 사전에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 3월 23일 기자회견 전까지 청와대, 총무원 등에서 ‘기자회견을 하지 말라’는 ‘충고’ 전화를 받긴했지만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들의 조언이었을 뿐 ‘압력성’ 전화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불교계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대체로 양비론적 입장”이라고 소개했다.
명진 스님에 대해선 주로 표현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는 것. 승가의 일원인데 무작정 언론을 통해 문제제기를 한 부분은 지지를 받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또 자승 총무원장도 직영사찰 지정 문제를 졸속으로 추진했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불교계의 여론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