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 지난 10일 마련된 `희망의 벽'에는 12일 천안함 장병과 가족을 위로하는 글들이 넘쳐났다.
    지난 10일 희망의 벽이 설치된 이후 벌써 2천여명이 다녀갔으며, 시민들은 높이 2m, 가로 78m 크기의 대형 게시판에 실종장병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는 글을 빼곡하게 적어 붙였다.
    한 시민은 노란색 색종이에 "차가운 바다 속에서 고통받았을 모습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픕니다.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친 고귀한 희생을 기억하겠습니다. 당신들은 진정한 영웅입니다"란 글을 남겼다.
    또 5715란 아이디의 시민은 "바다만 바라봐도 가슴이 아프고 따뜻한 이 봄을 느끼는 것이 죄송스럽습니다"라고 적었고, 9305란 아이디의 시민은 "천안함 772호 장병여러분, 그대들의 임무는 끝났습니다. 그대들은 자랑스러운 대한 건아입니다"라고 실종 장병을 위로했다.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는 글도 넘쳐났다.
    JYS란 시민은 "실종자 가족들 힘내세요. 뉴스 보고 많이 마음 아프고 또 많이 울었어요. 힘이 못 돼드려서 죄송해요"라고 적었고, 8701이란 아이디의 시민은 "실종자 가족분들께 말로 전할 수 없는 위로를 보냅니다"라는 마음을 남겼다.
    엄마 손을 잡고 희망의 벽을 찾은 초등학생들도 고사리 같은 손으로 정성껏 희망의 메시지를 적었다.
    서울 고은초등학교 4학년2반 박재인 학생은 "천안함 장병님들. 아저씨들의 희생으로 대한민국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저도 커서 나라를 지키는 튼튼한 기둥이 되겠습니다"라고 약속했고, 작동초교 2학년 정보성 학생은 "해군아저씨! 언제까지나 기억할께요"라고 다짐했다.
    특히 심영빈 하사의 고교 친구 정욱씨가 여자친구와 함께 희망의 벽에 남긴 글은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나야~! 아...진짜 어떻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첨에 니 소식 듣고 설마 설마 했었는데 그게 니가 아니길 열심히 기도했었는데...가슴이 너무 아프다. 고등학교 시절 같이 장난하고 붙어다니던 걸 생각하면 아직도 거짓말같아. 사고나고 며칠 후에 (니 휴대전화 발신음이 포착됐다는 내용의) 기사가 떴을 때 (친구) 순진이와 통화하면서 얼마나 기뻐했었는데...이 모든 것이 진짜 꿈이었으면 좋겠어. 니 웃음소리 니 표정 하나 하나가 아직 내 머리에는 생생하게 있는데 진짜 보고싶다. 진짜. 옆에 내 여자친구도 있어. 10년 만에 처음 소개시켜주는 거네... 진작 해줬어야 했는데..빨리 돌아와라. 차가운 물속에 있지 말고 돌아와 보고싶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