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의 새로운 전용기 '에어포스 원(KAF-001)'이 11일 처녀비행을 성공리에 마쳤다.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미국 방문길에 오른 이 대통령을 태운 새 전용기는 한국시간 11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을 출발, 약 13시간을 비행해 미국 현지시간으로 11일 오후 7시경 워싱턴 D.C. 인근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안착했다.

    기존 전용기는 탑승인원이 40명에 불과해 규모가 작고 장거리 비행을 할 수 없어 우리나라 대통령은 해외순방시 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번갈아가며 임차하는 불편을 겪어왔다. 그러나 이번 미국 순방부터 대한항공으로부터 5년간 장기임차한 전용기를 사용함으로써 고정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명칭도 과거 '대통령특별전세기' '특별기' 등으로 불리던 것에서 이제 '대통령 전용기'로 자리잡게 됐다.

  • ▲ 이명박 대통령이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1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환영인사들의 영접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 이명박 대통령이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1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환영인사들의 영접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대한항공 보잉747-400 기종인 새 전용기의 외관 디자인은 국가브랜드위원회에서 담당했다. 전용기 외관은 백의민족을 상징하는 흰색 바탕에 태극문양에 들어가는 적색과 청색을 가로선으로 날렵하게 배치해 '미래로 나아가는 대한민국' '더 큰 대한민국'을 형상화했다. 또 '대한민국(KOREA)'을 우리말과 영어로 표기하고, 태극기와 대통령을 상징하는 문양도 넣었다.

    보잉747-400의 내부 개조는 국방부와 청와대 경호처, 대한항공 등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내부는 회의실과 휴식시설 등이 있는 대통령 전용공간과 함께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청와대 및 군과 직접 연결할 수 있는 국가지휘통신망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지휘통신망은 어떤 상황에서도 대통령이 위성 등 첨단장비를 통해 지휘가 가능하도록 한 체계다.

    기내 1층 앞쪽에는 집무실과 회의실, 휴식시설 등이 있는 대통령 전용공간이 있고 뒤쪽에는 비공식 수행원들과 기자들이 탑승한다. 기자들이 탑승하는 공간에는 연설대를 설치해 대통령의 기내 기자회견이 언제든 가능하도록 했다. 기내 2층에서는 공식 수행원들이 업무를 수행한다.
    특히 가운데 공간이 비어 있던 회의실을 실용적으로 재배치해 18개의 좌석이 언제라도 회의가 가능하도록 마련됐으며, 보조의자도 놓을 수 있게 해 최대 30명 이상 동시 회의가 가능하도록 개조했다. 또 좌석 수가 416석이지만 열과 열 사이를 넓게 개조해 210여석으로 줄였다.

  • ▲ 새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 ⓒ 뉴데일리
    ▲ 새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 ⓒ 뉴데일리

    전용기 조종사는 당분간 보잉747 기종을 운항한 경험이 많은 대한항공 소속 기장이 담당하고 승무원도 공군 승무원과 함께 대한항공 승무원이 지원한다는 계획이나 장기적으로는 공군 요원으로 모두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미국순방에는 대한항공 승무원들만으로 구성됐다. 현재 대한항공에서 서비스 교육을 받고 있는 공군 승무원은 오는 5월 수료 이후 순차적으로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용기 관리 주체는 공군이다. 공군은 내부에 대통령전용기 운용·관리를 위한 별도 조직을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앞으로 5년간 전용기를 임차한 뒤 오는 2014년부터는 새로운 대통령전용기를 도입할 예정으로, 미국 보잉과 프랑스 에어버스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경호처 관계자는 "5년간 임차한 전용기이기 때문에 사용하면 할 수록 경제성은 높아지게 된다"면서 "국내 업무에도 가능하면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