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라시대 공동묘지로 유적 정비가 진행 중인 경주 쪽샘유적 적석목곽분(積石木槨墳)에서 흙을 빚어 만든 조각으로 토기에 부착하는 토우(土偶)가 다양하게 출토됐다.

    2007년 이래 쪽샘지구 유적을 조사 중인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소재구)는 54호분 서쪽에 인접한 5~6세기 신라시대 고분인 B6호 적석목곽분에서 소재에 따라 크게 사람 모양과 동물 모양으로 나눌 수 있는 각종 토우 14점을 수습했다고 8일 말했다.

  • ▲ 신라 토우 '성기 노출 남자' ⓒ 뉴데일리
    ▲ 신라 토우 '성기 노출 남자' ⓒ 뉴데일리

    이들 토우에는 지팡이를 짚은 노인, 가야금으로 생각되는 악기를 연주하는 악사, 신체에 비해 유별나게 큰 성기를 노출한 남자, 출산 중인 여자가 있는가 하면, 뱀ㆍ자라ㆍ새 등을 형상화한 것도 발견됐다.

    토우는 크기가 5㎝ 안팎이며, 고배(高杯. 굽다리접시) 뚜껑 윗면에 2개씩 대칭되는 자리에 부착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트 관계는 남자와 새, 뱀과 자라, 새 2마리, 자라 2마리 등의 형식으로 확인된다.

    연구소는 유물을 주로 매장한 공간인 "부곽(副郭)이 아직 조사 중이므로 더 많은 토우가 수습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토우를 출토한 B6호 적석목곽분은 동-서 방향이 장축(長軸)인 묘광(墓壙. 760×240cm)을 장방형으로 파서 마련했으며, 시신을 안치하는 주곽(主槨)과 유물 매장을 위한 부곽은 일렬로 두었다.

    고대 중국에서는 비교적 흔한 토우 장식 토기는 고대 한반도에서는 신라문화권에서 집중 출토되는 양상을 보이지만, 발굴조사를 통해 수습한 유물은 예상 외로 적고 기증품이 대부분이다.

    더구나 그나마 발굴조사에서 수습한 토우장식토기는 대부분 석곽묘(石槨墓) 출토품이며, 이번과 같이 적석목곽분 출토 사례는 1934년 조선고적연구회에서 조사한 경주 황남동 109호 2곽 정도만 알려졌을 뿐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