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방문진 이사장, 이런 사람을

한 개인의 돌출 언행으로 인해 MBC 개혁이 암초에 부딪쳐 표류하고 있다.
지난번 방문진 사태는 조직을 이끌어 나가는 수장의 처신이 얼마나 엄중하며 개인의 인격과 자질이 조직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중차대한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반면교사이다.

MBC 문제는 개개인의 정치적 이념적 문화적 성향과 잣대에 따라 견해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현 상황에 문제가 있다는 것에는 대체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고 본다.
MBC는 그 실체야 어떻든 공영방송의 외투를 입고 있으며 공적인 구조와  역할을 통해 현실적으로 우리 사회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 막중한 영향력을 가진 공적기구가 사회적 논쟁의 중심에서 한 없이 세월을 허비하고 있다는 것은 그 조직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금번 방문진이사진들은 지난 정권부터 파생된 MBC의 복잡다기한 문제들을 조속히 해결하고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회복하는 일이 국민이 내려 준 소명 이었음에도 이들은 줄곧 무기력한 행태를 보이다 마침내 방문진 역사상 가장 큰 오점을 남기는 해프닝을 연출하고 말았다.

조속히 MBC를 개혁하고 정체성을 찾아 주어야할 관리감독기관이 지금 패닉사태에 빠져 개점휴업하고 있는 현 상황은 방문진의 감독기관인 방통위가 그 책임의 상당부분을 조장한 것이나 다름없다.
애당초 이번 방문진 이사진을 구성할 때에도 전 김우룡 이사장은 연구비와 관련된 이런저런 잡음으로 도덕성이 문제가 되었으나 방통위는 이를 묵살하고 밀어부친 전력이 있다.

작금 새 방문진 이사장으로 몇몇 사람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개중에는 한참 지난 정부의 방송사업 허가에 깊이 개입하여 좋지 않은 소문에 연루 되었던 사람도 있고 노무현정권의 방문진에 몸담았던 사람도 거명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에 새로 선임되는 새 방문진 이사장은 지난번의 실패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추호라도 흠결이 있는 사람이어서는 안 된다.
우선 도덕적 흠결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며 방송 전반의 개혁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해서는 방송문외한이어도 곤란할 것이다.

또한 지난번 김우룡이사장의 경우에서 보았듯이 MBC를 관리감독 하는 기구의 장은 스테레오타입에 젖어 있는 자사 출신 보다는 방송시스템 전반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와 개혁의지를 가진 외부인사가 더욱 객관적인 시각으로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덧붙여 MBC 구성원들로부터 방송장악을 위한 낙하산 인사라는 비난을  자초할 소위 정권고위인사의 측근은 이번 인사에서 철저히 배제 돼야 할 것이다.

문제 있는 조직을 개혁하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도덕적으로 떳떳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또한 특정 권력자의 측근이라는 낙인이 찍힌 사람은 시작부터 개혁저항세력에게 빌미를 주어 또다시 MBC개혁은 물 건너가고 말 것이다.
이번에는 인사가 만사라는 교훈이 지켜질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