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천안호 침몰사건으로 취약한 안보상황이 드러난 만큼 앞으로 철저한 대비를 주문하고 나섰다.

    정 대표는 30일 제11차 라디오연설을 갖고 “흔히 안보는 산소와 같다고 하는데 이런 상황을 맞으니 가슴속에서는 무력감이 밀려왔다”며 “백령도에서 들려온 소식은 우리가 얼마나 취약한 안보상황에 놓여있는가를 다시 한 번 일깨워줬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는 “가족들과 함께하는 우리의 평화로운 일상, 국회에서 치열한 여야의 정치적 논쟁도,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도 이 모두가 다 ‘안보라는 든든한 디딤돌’을 딛고 서야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는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꼈다”고 했다.

    정 대표는 또 해외에서 사고소식을 듣고 조기 귀국한 뒤 평택 해군 제 2함대 사령부를 찾았던 내용을 언급하며 “정치라는 것이 결국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인데 실제로 나라를 지켰고 이 나라를 위해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는 그 부모님과 부인, 그리고 어린 아이들을 보니 가슴이 미어지는 듯 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 사고의 원인이나 배경은 아직 정확히 밝혀진 것이 없다”면서도 “그러나 원래 안보는 있을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상정하고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는 것”이라며 안보대비가 미비했음을 지적했다.

    이어 6.25 전쟁을 거론하며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포함한 모든 상황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정 대표는 “60년 전의 6.25를 떠올리며 이번 침몰 사고를 착잡한 심경으로 지켜보고 있다”며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모든 상황에 대책을 세워야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제때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고 실시할 수 있다. 그래야만 오늘의 위기를 내일의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고의 원인을 두고 여러 예측이 나오고 있는데 대해선 “‘또 도발이냐’하는 북한에 대한 적개심과 함께 혹시 전쟁으로 치닫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도 있다. ‘자체 폭발일 것’이라며 우리 군을 불신하거나 심지어 극히 일부에서는 턱도 없는 음모설을 속삭이기도 한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정 대표는 다만 “이 엄청난 사태를 통해서 고귀한 애국심으로 더 강한 대한민국, 더 따뜻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면서 “이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모습을 우리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역사로 남겨야 한다”며 통합적 협력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