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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도 워싱턴 D.C.의 공교육 개혁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계 미셸 리 교육감은 26일 오전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화상회의에서 "한정된 예산에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면 스스로 점심을 먹을 수 있는 학생까지 무상급식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셸 리 교육감은 2007년 워싱턴 D.C. 교육감으로 당선된 후 무능한 교사나 교육청 직원을 퇴출하는 등 교육개혁을 해오고 있으며 2008년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선정한 미국 공직부분 리더 중 한 명으로 꼽히기도 했다.
회의에서 오 시장은 먼저 최근 한국에서 무상급식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고 소개하고서 "일괄적인 무상급식 제공보다는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한 끼 식사를 거르지 않도록 지원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미셸 리 교육감도 "모든 학생에게 무상급식을 주면 좋겠지만 예산이 한정된 경우 다른 우선순위 정책에 예산을 지원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급식지원을 받는 저소득층 학생들의 정보가 공개되선 안된다"고 조언했다.
공교육 경쟁력 강화 방안에 관한 논의도 이어져, 오 시장은 "공교육 강화를 위해 우선 교사의 따뜻한 마음과 교육철학이 필요하며 학생이 경쟁하는 구조가 아닌 학교와 교사가 경쟁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교사와 학교에 동기를 유발하는 성과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며 "이를 통해 수요자 중심의 교육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셸 리 교육감도 이에 공감하며 "사교육의 질이 높은 것은 책임감이 더 있기 때문이다. 높은 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면 학원은 망한다. 그런 시스템이 공교육엔 없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이어 "가장 빠른 속도로 교육개혁을 하는 방법은 우수한 교사를 두는 것"이라며 "미국도 아직 미비하지만 제3자에 의한 적절한 교사 성과평가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미국 학생은 매우 창의적이지만 기본지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한국 학생들은 문맹률이 매우 낮고 기본 학습이 잘 돼 있지만, 혁신과 창의성과의 균형을 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회의는 공교육 경쟁력 강화와 무상급식 외에도 교육복지, 무상보육, 유아교육, 아동안전 등 다양한 주제로 약 40분간 진행됐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