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교육부터 잘못된 것입니다. 조선조 500년에는 그래도 부모가 집에서 가르치는 것이 있었습니다. ‘3강5륜’이 가정교육의 틀이었다고 믿습니다. 과거를 보는 것은 대개 양반 집안에 국한된 것이어서, 농사나 지어서 먹고 사는 전부야인에게 있어서 과거는 갈 수도 없는 관문이었고 다만 인간관계의 틀을 반듯하게 지키라고만 가르치면 될 일입니다.

    민주사회를 살아갈 준비나 연수를 전혀 거치지 않고 돌연 민주사회에서 살게 된 한국인들은 모두가 아들·딸을 과거에 응시케 하여 장원급제케 하고 싶은 마음뿐이어서 결국 사교육비가 공교육비를 능가하는 끔찍한 세상이 되었으니 가정교육이 불필요한 오늘이라고 하겠습니다.

    과외는 유치원 원아 때부터 시작됩니다. 돈 많이 드는 좋은 사립초등학교가 있다고 믿는 학부모가 많습니다. 학군이 좋고 나쁨에 따라 아파트 값이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합니다. 중·고등학교 교육이 따로 없습니다. 모두가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 간주되는 세상입니다.

    그런데, 미안한 말이지만, 한국에는 좋은 대학이 없습니다. 훌륭한 지도자를 키우는 대학이 좋은 대학일 텐데, 민주사회에 걸맞는 봉사형의 지도자가 피나는 경쟁으로 일관한 젊은이들 가운데서 배출되기를 기대할 수도 없습니다. 민주적 시민을 만들기 위해 집에서 아이들에게, “거짓말하면 안돼”, “남에게 폐를 끼치면 안돼”라고 가정에서 가르치는 부모가 없이는 한국이 결코 제대로 되지는 않습니다. 가정교육이 우선 잘못되었습니다. 이것부터 바로 잡아야 합니다.